(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폐지 절차를 밟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파생상품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특히 차액결제거래(CFD) 시장 잔고 증가가 눈에 띈다. '큰손'들이 CFD 시장에 다시 들어오는 등 시장이 재차 활성화되려는 모습이다.
◇ CFD 잔고 상반기 대비 3천억원가량 늘어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거금을 포함한 CFD 명목 잔고는 지난 11일 기준 1조3천5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1조1천449억원)보다 18% 넘게 늘어난 값이다. 올해 상반기인 5월 저점(1조484억원) 대비로는 30%(약 3천억원) 넘게 명목 잔고가 증가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것과 별개로 CFD의 레버리지와 세금 혜택 등을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의 국내 증시 CFD 명목 잔고는 올해 상반기 3천억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예정신고부터 대주주 기준이 기존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CFD를 찾는 '큰손' 투자자들의 니즈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를 일부 CFD로 대체하고 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20% 수준으로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초과액의 25%를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파생상품인 CFD에 대한 수익은 배당소득과 금융소득이 불포함된다. 대주주 요건을 충족해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투자자들이 주식 현물 대신 CFD 매수포지션을 취해 대주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
고배당 종목에 대해 CFD 계약을 체결하면 배당소득을 파생상품 양도소득으로 전환하는 효과도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금 지급을 늘리고 있어 활용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현물 주식에 배당이 발생하면 CFD 투자자는 배당금에 대해 배당소득(15.4%)이 아니라 파생상품 양도소득(11%)을 내게 된다. 세율이 더 낮을 뿐 아니라 배당소득에 대한 금융소득종합과세(최대 49.5%)도 피할 수 있다.
◇ 배당금이 손실 상계…리츠·금융지주 잔고 견조
특히 지금과 같은 주가 하락기에 배당금은 매매 손실을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
매수포지션에 대해 손실금이 발생했을 때 배당금이 매매 손실과 상계된다. 즉, 순익에만 과세하면 된다. 현물 주식에 투자하면 손실과 무관하게 배당금에 배당소득세를 내는 것과 달리 있는 혜택이다.
실제로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금융지주사 주식 CFD 잔고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CFD 잔고가 18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1일 기준 259억원까지 늘었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약 74억원에서 107억원가량으로 CFD 잔액이 증가했다.
높은 배당금과 함께 금리 인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리츠 종목도 견조한 잔고를 보인다. 시가 배당률이 7% 수준인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1일 378억원가량의 CFD 잔고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CFD 잔고가 많이 늘었는데 금투세도 폐지로 가다 보니 큰 호재"라며 "대주주 요건이 50억원으로 상향됐는데 고액 투자자들의 니즈가 모이며 큰손 고객이 몇 명 들어왔다"고 말했다.
[촬영 임은진]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