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이즈 속 완판 거뜬
종목·만기별 혼조…장기물은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대선 이벤트가 끝나면서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물량 부담을 높였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같은 날 시장을 찾아 완판을 거둔 것은 물론, 다수의 공기업이 채권 입찰에도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반면 장기물 부담이 지속되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은 미매각이 계속되고 있다.
◇공사채 입찰 쏟아진다…종목별 명암 엇갈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연합인포맥스 '채권경매일정 및 결과'(화면번호 4420)에 따르면 이날 'AAA'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한국도로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주택금융공사(MBS)가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다섯 곳의 발행사가 시장을 찾았지만, MBS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넉넉한 수요를 확인했다. 다만 스프레드 측면에서 종목과 만기별로 차별화된 분위기가 드러났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5년물 입찰에 2천900억원의 주문을 모아 1천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bp 낮은 수준이다.
한국공항공사는 700억원 5년물 발행에 3천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발행 금리는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25bp 높은 수준이다. 전일 5년물 민평금리가 국고 대비 29.5bp 높았다는 점에서 강세를 드러낸 모습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날 입찰을 통해 5년물과 7년물, 10년물 녹색채권을 각각 800억원, 400억원, 200억원 찍기로 했다. 응찰 규모는 5년물 1천700억원, 7년물 900억원, 10년물 500억원이다.
스프레드는 5년과 7년은 각각 5년물 국고채 대비 16bp, 24bp 높은 수준이다. 10년물은 동일 만기 국고 대비 12bp 높다. 전일 기준 지역난방공사 5년과 7년, 10년물 민평은 국고채 대비 20.9bp, 12.8bp, 13bp 높았다. 5년과 10년물은 강세를, 7년물은 민평 수준에서 발행 금리를 확정한 셈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5년물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3bp 높게 찍기로 했다. 발행 규모는 1천억원으로, 입찰에는 4천2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MBS의 경우 이날 총 5천억원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일부 만기물이 미매각 되는 사태를 겪었다. 발행 물량은 1년물 700억원(국고+28bp), 2년물 800억원(+25bp), 3년물 600억원(+24bp), 5년물 1천300억원(+24bp), 7년물 700억원(+21bp), 10년물 400억원(+25bp), 20년물 400억원(+26bp), 30년물 100억원(+27bp) 규모다.
이 중 5년물과 20년물은 각각 200억원씩 미매각 됐다. 30년물에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
◇한전·가스공사 차이…장기물 인기↓
공사채의 경우 발행 시장에서의 물량 소화에는 대부분 어려움이 없는 모습이다.
전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나란히 입찰에 나서 각각 7천억원, 2천300억원어치 채권을 찍기도 했다. 전일과 이날 이틀 여간 9천억원 이상의 물량이 등장했지만, MBS를 제외한 모든 채권이 완판됐다.
물론 종목과 만기에 따라 차별화되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전일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2년물과 5년물 모두 민평금리와 동일한(par) 수준으로 스프레드를 형성했다.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2년과 3년물, 5년물 모두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2년물 기준 민평금리가 각각 3.262%, 3.219%로 4.3bp가량 차이가 난다. 한국전력의 경우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2년물 입찰에 1조1천200억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전반적인 수급 여건이나 특별한 신용 이슈 등이 부각되지 않는 분위기다 보니 가격 부담 외에는 어려운 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을 앞두고 이익 실현 등을 위한 매매가 이어질 만큼 지표상 강한 흐름을 보이진 못해도 횡보 수준을 보이며 물량을 소화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미국 CPI 등의 지표 발표가 예정된 데다 트럼프 노이즈 등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시장에 녹아들면서 이전보다 크레디트물에 적극적이진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종목과 만기에 따른 가격 차이를 고려해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현재 스프레드 수준이면 공사채 소화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언더와 오버를 오가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MBS의 경우 트럼프 당선으로 장기물 부담이 커지면서 미매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관세 등을 두고 이슈가 이어지면서 장기물 매수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실제로 관련 불안이 반영되면서 MBS는 지난달에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일부 만기물이 미매각되곤 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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