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에 자기주식 공개매수해 회사에 손해 끼쳤다는 이유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이사회 활동 자체를 막는 겁박"
유사한 취지 가처분은 지난달 기각…본안소송 결과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영풍[000670]이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이사들을 상대로 약 7천억원 규모의 손해를 회사에 배상하라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이사가 평상시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14일 영풍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6천732억990만원의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만큼의 배상금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장을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고가에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9월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 약 56만원이었던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9만원에 204만30주 공개매수해 회사가 7천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빌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더해지면 추후 청구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명의 고려아연 이사 가운데 피소된 이사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10명이다. 공개매수에 반대한 장형진 영풍 고문(기타비상무이사)과 이사회에 아예 참석하지 않은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사외이사)은 제외됐다.
이번 주주대표소송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와 이사회 활동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겁박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분쟁 중 열린 거의 모든 이사회마다 '협박성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수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지배주주의 영향력 등 현실적인 이유로 회사가 잘못을 저지른 이사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직접 이사에게 제기한다.
상장법인은 6개월 전부터 전체 주식 0.01%(비상장법인 1%)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원고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주주가 아니라 회사가 받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영풍이 유사한 취지로 제기했던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은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법원은 지난달 21일 "고려아연의 적정 주가를 현 단계에서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면서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이사의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에 가까울 정도로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가처분이 아니라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투겠다며 본안소송 제기를 예고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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