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밸류업을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 과정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걱정스럽지만, 적극적인 담론 형성 과정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3일(현지 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금감원과 금융권 공동 홍콩 투자설명회(IR)' 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 추진 등에 대한 논란에 대해 "경제단체에서 제기하는 이슈는 결론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본시장 이슈를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한 해를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당국이 IR을 통해 시장과 소통을 한 지 2년이 넘어가다 보니 과거에는 너무나 당연한 소소한 이슈를 묻는 질문들이 많았다면, 이번엔 소액주주 보호 이슈 등과 관련한 주식매수 청구권이나 물적분할 시 거래소 주주보호 심사 의무를 5년 내에 하는 문제 등에 의견을 주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 자체로 국회에서 통과될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통과될지 혹은 내용 중 일부가 결합해 법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국회 상황에 따라 변화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여러 버전의 컨티전시 플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게 정답일지 (재계와) 소통하면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법개정은 대기업의 사업구조 개편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손실을 보아도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는 문제의식이 불거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법개정안은 20·21대 국회에서 모두 폐기됐지만, 정부가 상법개정안을 '정부안'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시 논의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기업들은 지배구조 개선이나 소액주주 보호에 대한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소액주주 권한 강화 효과보단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원장은 "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고민이 깊다는 점은 존중한다"면서도 "경제단체에서도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본시장 이슈를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한 해를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형성되는 담론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기업들이 부담을 갖고 있어 정부 입장에선 큰 걱정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원장은 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시장 변동성 확대 등과 관련해선 "대선과 함께 상하원 선거, 중국 전인대 등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중국의 위안이 흔들리고 홍콩 증시가 나빠지면서 상호연관성이 높은 우리도 함께 나빠지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특정 산업에 대한 임팩트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높아 그런 불안감이 일시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봤다.
그는 "이런 불안요인들을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인식하고 경우의 수를 나눴기 때문에 예상못한 일이 벌어졌다기 보다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다행히 단기자금시장이 안정적이고, 펀더멘털 자체를 흔들 이슈라기보단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아울러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 결정에도 회계감리, 불공정거래 조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제가 된 불공정 우려 거래와 관련해선 조사의 대상이 있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 결정이) 조사의 철회 여부에 영향이 있다고 보긴 어려워 지금 상황에선 조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와 관련한 증권사 현장검사는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중인데 그 내용이 위법으로 귀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결국 객관적으로 입증이 돼야 하는 문제"라며 "보호해야 하는 시장 신뢰나 주주들의 이익침해 관련 조사이기 때문에 불법 행위 의혹 등에 대해선 균형감 있게 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오해를 시장에 줄 수 있어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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