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하반기 한국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군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의 승자는 주주총회 투표함에서 가려지게 됐다.
지난 9월부터 이어진 공개매수와 대항 공개매수, 두 차례 가처분, 상호 비방전의 열기는 가라앉았다. 이제 양측은 캐스팅 보트를 쥔 소수주주의 마음을 얻는 일에 나섰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분쟁 당사자인 MBK파트너스·영풍[000670]과 최윤범 회장은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지분율에서 앞서는 MBK는 모든 주주의 의사가 반영되는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이사회에 권한이 집중된 현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MBK는 "이사회 의장이면서 실질적 최고경영자(CEO)인 최 회장 체제에서 자행된 거버넌스 훼손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선 최 회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맡아온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겨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고, 소수주주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MOM·Majority of Minority)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MBK와 영풍이 절대 현 경영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소신을 가지고 오늘까지 왔다"며 "주주와 국민을 위한 투명하고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0일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고려아연을 긍휼히 여겨달라"며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가지 선택지를 받아 든 고려아연 주주들은 이들의 말도 참고하겠지만, 지금까지의 행동을 더욱 중요하게 살필 것이다.
MBK는 올해 공개매수와 주식교환을 통해 커넥트웨이브를 자진 상장폐지하는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창립 이래 지난 20년간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포트폴리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최 회장은 2주 만에 철회를 발표한 2조5천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탓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만약 유상증자 철회로 필패가 예상된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더 추진할 생각이었을 것"이라면서 경영권 방어가 유상증자의 목적 중 하나였음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주들의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누가 더 회사의 가치를 잘 키울 수 있느냐, 누가 더 주주를 진심으로 생각하느냐다.
더욱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쪽이 다가올 주주총회 현장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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