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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스카운트'가 행동주의펀드를 부른다…영국 사례를 보니

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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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상장 거래소 바꾸라는 행동주의펀드 요구 활발

국내서도 저평가 계속되면 대기업 타깃 제안 나올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에 비상이 걸렸다.

저조한 밸류에이션과 불리한 규제 환경 등을 이유로 기업에 해외 이전상장(listing switch)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강 건너 불 보듯 할 상황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이어지면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크고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이 이러한 요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런던증권거래소(LSE)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대로 평가받자"…해외 이전상장 요구↑

15일 영국의 주주 자문사 스퀘어웰파트너스에 따르면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이전상장 또는 상장 일원화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러한 사례가 더욱 증가했으며, 특히 유럽연합(EU) 탈퇴와 경제 부진의 영향을 겪고 있는 영국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퀘어웰이 집계한 최근 10건의 사례 가운데 8건이 '탈영국'을 촉구했다. 이전상장의 목적지로 가장 많이 꼽힌 곳은 미국(7번)이었고, 호주(3번)가 뒤를 이었다.

일례로 호주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베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지난 3월 글로벌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상장 거래소를 영국에서 호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트라이베카는 글렌코어가 2011년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래 비교기업 대비 주주수익률이 지나치게 저조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트라이베카는 "런던은 더 이상 광업의 고향이 아니다"라며 "(이전상장이) 회사의 내재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는 여러 건의 이전상장 캠페인에서 밸류에이션 상승과 풍부한 유동성, 영업적 측면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알리 사리바스 스퀘어웰 파트너는 "이전상장은 유동성에 대한 접근을 늘리고 애널리스트의 커버리지를 확대해 회사의 가치평가를 개선할 수 있다"며 "엄격한 거버넌스 기준을 적용해 이해 상충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업과 주주행동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저평가 지속되면 국내서도 사례 나올 수 있어"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해외 이전상장을 요구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러나 얕은 자본시장과 불투명한 거버넌스로 인한 저평가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상장을 폐지하고 해외로 옮겨 간 경우는 아니지만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최근 들어 우호적인 밸류에이션과 제도를 찾아 미국 상장으로 눈을 돌렸다.

사리바스 파트너는 "한국에서도 해외 영업 비중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이전상장 요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적잖은 기업이 해당하는 셈이다.

그는 "한국의 시장 개혁이 느리게 진행돼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해외 이전상장은 보다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거버넌스 문제를 다루는 방안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투자자와 신뢰를 쌓고자 한다면 가족기업의 총수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와 꾸준히 소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이 늦어지면 '해외 상장 증가→국내 시장 매력도 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사리바스 파트너는 이 같은 현상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국내 투자 접근성을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내 법적 환경을 고려할 때 해외 이전상장 요구가 행동주의 펀드의 주된 전략이 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일부 미국 펀드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미국에 상장하면 더 가치가 높아질 거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도 "이전상장을 하더라도 본사가 있는 한국 상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없다면 큰 변화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전상장 요구가) 곁가지는 될 수 있어도 주된 캠페인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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