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홍콩의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 일하는 투자전략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달리 원화가 위안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기용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투자전략가는 지난 13일 홍콩 우리투자은행에서 진행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더독이라 (선거 상황의) 예측이 어려워 (시장에) 선반영 되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대부분 선반영돼 시장의 충격이 과거보단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성 투자전략가는 시장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실질적으로 상당 폭의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선반영 해놨다면서, "실제로 1~2차례 관세가 올랐을 때 포지션을 유지할지 결정하는 접근법이 앞으로 3~4개월 동안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트럼프가 2016년 후보가 되고 연말에 당선된 뒤 취임 후 2018년부터 실제 관세가 올랐는데, 돌이켜보면 관세를 올리기 전까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면서 "관세를 올린 후부터 달러화가 강해지고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통령 선거 과정만 하더라도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이 많지 않았고, 트럼프가 관세정책 등을 언급했지만 실제로 이를 시행할지에 대해 시장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선반영하기는 어려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콩=공동취재단) 성기용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 아시아 투자전략가가 12일 홍콩 우리투자은행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2.
성 투자전략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시장의 반응 자체가 우리가 과거에 봤던 것보다는 좀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게 굉장히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가 됐다"며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기준으로 앞으로는 미국 예외주의가 강화되는 동시에 그 기저에는 관세와 관련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위안화가 원화 대비에서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원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세폭이 일정 부분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 1,400원대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1,450원대 이상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초기 단계에서 시장의 변동성 자체가 같이 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지난 주말(이달 초) 환율을 보면 위안화가 원화보다 더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1∼2년 사이 봐 왔던 것은 원화가 이상하리만큼 위안화 대비 더 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앞으로는 원화가 위안화보다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관측했다.
김연진 크레디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영향이 시장에서 일부 선반영돼 있는 상황이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일부 지어놓은 만큼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 같다"며 "환율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어떻게 부과할지 불확실한데 이와 관련한 뉴스가 나오게 되면 시장이 좀 더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성 투자전략가와 김 이코노미스트 모두 글로벌 IB들이 중국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 거시지표가 하향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 투자전략가는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다운그레이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고, 한국도 다운그레이드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트럼프가 관세를 올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성장률을 계산했는데 시장의 컨센서스가 변하게 되면 전체적인 다운그레이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지난 8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주로 지방정부 부채 해소여서 시장에선 예상과 달라 실망감이 나온 것 같다"며 "공식적인 경기부양책 발표는 12월 개최될 예정인 정치국 회의까지는 좀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내년 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했을 때 어떤 정책이 이루어질지 좀 봐야 해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전략가는 한국증시 밸류업 정책은 지속돼야 하지만 제반 기제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성 투자전략가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는 자발적 의지도 필요하고, 정책적으로 주변에서 끌고 가는 힘도 필요한데 시장의 희망사항에 비해서는 실질적으로 잘 이행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자발적으로 뭔가를 한다고 했을 때 압박을 좀 강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이를 마중물로 모든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됐을 것 같은데 그런 제반 기제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처음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밸류업 정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 모멘텀이 좀 둔화된 것 같은데 좀 더 압박을 해서 외국인 투자자들한테 알리고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공시 등을 실시간으로 영어로 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장벽을 없애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공동취재단) 김연진 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 이코노미스트가 12일 홍콩 우리투자은행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2.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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