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해 두산로보틱스로 합병하는 지배구조 재편의 최종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비판적 시각이 좀처럼 사그라들고 있지 않습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물론, 글로벌 신용평가기관과 국내 행동주의 펀드까지 합병의 합리성에 의심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두산그룹 재편안의 타당성과 여전히 남아있는 논리적 오류를 2편에 걸쳐 진단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박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2024.10.21 sab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두산그룹이 당장 두산밥캣을 청산한다면 받을 수 있는 가치는 얼마일까.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청산 가치'는 5조700억원. 두산그룹이 당초 합병을 발표하면서 산정한 두산밥캣의 가치다. 지분율을 시가로 평가한 금액이다.
시가 산정 방식은 자산의 현재 시장 가격을 산정하는 원가 접근법과 유사하다. 이는 분할신설부문이 보유한 밥캣 지분을 '시장에서 매수할 경우 필요한 금액을 계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한 수익가치 산정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의미다.
두산그룹은 당초 분할신설법인의 수익가치를 정하기 위해 보유 지분 시가 산정 방식을 적용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의 지분 가치를 시가로만 판단해 미래 현금 흐름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현금흐름법이나 배당할인 모형은 평가인(회계법인)의 주관적 가정에 근거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룹 자체가 두산밥캣의 미래 수익성을 부정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두산밥캣의 주가 수준을 논외로 하더라도, 접근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낸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는 계속기업 가치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청산가치에 가까운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 8월 말, 두산에너빌리티에 분할합병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해 기존 평가방법과 비교하라는 게 골자다. 감독 당국 역시 시가 산정의 부당함을 꼬집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당할인법이 더 적절한 평가 방법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되어 나오는 신설법인이 두산밥캣의 지배주주고, 배당 규모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두산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적용한 합병 비율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동종 업계 인수·합병(M&A) 10년치 사례 평균을 적용했으며, 프리미엄율의 범위는 최근 5년간 국내에서 거래된 최대주주 변경 사례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비교 기업들의 당시 상황은 배제하고 단지 경영권 프리미엄율만 기준으로 평균을 냈다는 점에서 그리 설득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 사례로는 코스닥 상장사 윈텍(한울반도체)이 포함됐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70%에 이른다. 하지만 윈텍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이 잦아 이른바 '작전주'로 분류됐던 기업으로, 두산밥캣에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할·합병 과정은 자본시장법 및 증권발행 공시 규정에 거론된 타당한 평가 방식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과 기준시가 산정 방식의 일관성 부족, 두산밥캣의 저평가 문제 등이 겹쳐있다"고 꼬집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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