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CLO 공모펀드 증권신고서 냈다가 철회
"개인 투자자가 수익구조 이해하기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국내 첫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공모펀드'를 준비하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금융당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품 출시를 잠정 연기하게 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한국투자 칼라일 분기배당 CLO 특별자산자투자신탁'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8일 철회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제시한 CLO 펀드 개념이 국내에선 생소한 데다가 수익구조가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금감원이 사실상 반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CLO 공모펀드가 은행 등을 통해 판매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면밀히 따져보고 해외 사례도 살펴봐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봤다.
CLO펀드는 여러 기업의 담보대출(레버리지론)을 한 데 묶어 대출이자 등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구조화 상품이다.
200~300개의 담보대출을 함께 담아 위험을 분산해 일부가 부도처리 돼도 높은 이자 덕에 전체적으로 중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체 현금흐름에 기초한 트랜치를 구성하고 새로운 만기를 부여하면서 신용을 보강한다.
CLO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달러(한화 약 1천394조원)에 달하지만, 국내에선 비우량 차주에 대한 대출 시장 자체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투자 주체들도 주로 연기금, 헤지펀드,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어서 개인이 매매할 수 있는 활로가 거의 없었다.
기관에서만 거래하던 CLO 상품을 국내 리테일에 공급한 건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네 차례에 걸쳐 CLO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지난해 9월 한국투자칼라일CLO 1호 사모펀드를 447억원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2호(289억원), 3호(273억원), 4호(320억원) 등 총 1천329억원의 판매금액을 달성했다.
해당 펀드의 국내 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해외위탁운용은 칼라일이 맡고 있다.
칼라일과 함께 공모펀드로 준비하던 '한국투자 칼라일 분기배당 CLO 펀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운용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면서 상품 출시는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CLO펀드 저변을 공모로 확대해 판매 규모를 끌어올리려던 방침이었다.
시장에서는 CLO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은 낮지만, 금리인하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경기 약세는 분명한 경계 요인인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CLO는 동일한 신용등급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같은 변동금리에 스프레드를 붙여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내려오지 않는 데다가 금리반영에 시차가 있어 CLO의 절대금액 자체는 높다"며 "다만 시간이 지나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촬영 안 철 수] 2024.7.21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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