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정리한 부실채권이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둔화 장기화로 발생하는 부실채권을 신속히 처리하고는 있지만, 대출채권의 연체율 또한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도 정리해야 할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상·매각한 부실채권은 4조8천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의 3조2천997억원과 비교해 47.3% 급증한 수치다.
통상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눈다. 이
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고 부른다.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하는데 은행들은 주로 고정이하여신을 상각하거나 부실채권 매입회사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주로 무담보 채권은 상각, 담보채권은 매각한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1조748억원으로 가장 많은 데 1년 전보다 46.7% 급증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1조488억원으로 33.7% 증가했고, 우리은행 9천784억원, 국민은행 9천268억원으로 각각 51.4%와 79.0%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8천315억원으로 34.4% 증가했다.
부실채권이 급증한 배경에는 실물경기의 둔화와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계속 쌓이면서 불어난 부실채권을 매각이나 상각으로 털어내는 수준보다 부실의 누적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다.
5대 은행들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5조5천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 1조4천840억원, 국민은행 1조4천789억원으로 각각 48.4%와 49.6%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9천605억원으로, 하나은행은 9천402억원으로 각각 10.4%와 22.2% 늘었다. 우리은행은 7천186억원으로 6.1% 증가했다.
은행권에선 부실채권 대량 매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부터 저금리에 대출을 받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연체를 한 채권들이 부실화가 진행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 없이는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나 은행권에서 이를 상·매각해야 하는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 충당금과 부실 채권 규모를 적절히 조절하는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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