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세대 주축…"속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
결성 1년여만에 회원 수 80여명 육박…"GP는 안받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관출자가(LP)만의 모임이 시작됐다. 모임의 이름은 코리아LP클럽으로, 약칭 KLC다. 지난해 금융기관과 연기금에서 출자업무를 담당하는 젊은 운용역 10여명이 주축이 되어 KLC를 만들었다.
KLC는 그야말로 'LP의, LP만을 위한' 단체다. 타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운용사(GP)의 가입을 철저히 제한하고, 업계와 상관없이 투자 자금을 출자하는 LP들만 모임에 가입할 수 있다.
GP의 가입을 제한한 건 KLC만의 특징이자 강점이 됐다. 그간 국내에서는 LP들만의 모임이 없었다. 네트워킹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는 있었으나, 이러한 자리에는 늘 마케팅 의지를 불태우는 GP들이 참여했다.
GP들이 보내는 각종 정보와 자료의 홍수에 빠진 LP들도 '굳이' 시간을 내 네트워킹에 공을 들일 니즈도 적었다. 이미 운용사들이 가져오는 정보를 검토하고, 그들이 초청한 행사에 참여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KLC의 등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뒤집었다. '컨피덴셜'과 각종 컴플라이언스 허들에 남몰래 속 터놓고 이야기를 할 곳을 찾던 이들이 새로운 모임 소식을 듣고 몰려들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결성된 KLC는 지난 21일 저녁, TP 타워에서 대형 세미나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모임이 시작된 지 1년여만에 80여명의 회원이 모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회원사에는 주요 연기금 공제회, 증권사, 은행, 보험사, 캐피탈사, 자산운용사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함께 대기업 투자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패밀리오피스, 펀드오브펀드(FoF) 등 다양한 기관이 포진돼 있다.
이날 자리에는 회원의 절반가량이 참여했다. 올해 들어 진행한 1회 세미나와 소규모 네트워킹 파티의 규모를 넘어서는, 가장 많은 참여 인원이다.
모임의 초창기 멤버인 연기금 관계자는 "해외 LP를 보면 어떤 투자를 할 때 항상 레퍼런스 콜을 한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LP 간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KLC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간 컨피덴셜 이슈 등으로 아무한테나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을 믿을만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6시반에 시작한 모임은 12시가 되어서야 막을 내렸다.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2개의 세미나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은 참여 멤버들끼리의 자유로운 네트워킹 시간으로 채워졌다. 오후 9시 세미나가 종료된 이후에도 모임에 참여한 멤버들은 3시간가량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간 LP들이 업계 간의 '대화'를 얼마나 필요로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별한 모임인 만큼, 이날 세미나에는 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시니어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총 2개의 세션이 진행됐는데, 글로벌 PEF 시장의 동향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2번째 강연자로 참여한 중동의 대형 국부펀드 내 시니어에게 커리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서로의 고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같은 업계 사람으로서 업무를 넘어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의 고민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이런 모임이 생기기 전에는 그간 알고 지내던 사이끼리만 GP의 레퍼런스랄지, 투자 대상의 위험에 대해 정보를 공유해왔다"며 "리스크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모임에 참여했다는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모임을 계기로 일종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며 "그간 해외 투자나 다양한 투자에서 정보 비대칭성이 있다고 느껴왔는데 이에 관해 물어볼 곳도 생기고,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투자한 곳을 찾아 공동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부 박경은 기자)
[출처 : 연합인포맥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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