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200% 이상 배당 가능…한화생명 내달 최대 8천억 후순위채 발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을 늘려주고자 규제를 완화했지만, 현재까지 올해 배당 가능한 보험사들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사들은 연말까지 조달시장 문을 두드리며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경과조치 후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이하 킥스·K-ICS)이 200%를 웃도는 곳은 생명보험회사 14개사(전체 22개사)·손해보험사 21개사(전체 31개사) 등 총 35개사다.
하지만 외국계 등을 제외한 상장사만 살펴보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가까스로 200%를 넘었고,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은 이를 하회했다.
손해보험사 역시 삼성화재와 DB손보 정도가 안정적인 200%대 킥스 비율을 유지하고 있을 뿐 현대해상과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추세다.
전체 보험사 중 전 분기 대비 킥스 비율이 악화한 곳만 30여곳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의 킥스 비율이 9월 말 기준으로 더 떨어진 데다, 최근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9월 말 기준 공식 수치는 산출되지 않았지만, 킥스 평균치가 10%포인트(P)는 더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시장 상황이나 경영 환경상 이러한 추세가 전반적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더 철저히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보험사에 올해 킥스 비율이 더 중요한 이유는 '배당'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개선했다.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 체제에서 배당 재원에서 제외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보험사에 큰 부담이 됐다. 늘어난 법정준비금 탓에 대형 상장사임에도 배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IFRS17 전환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보수적인 자본 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만 기존 IFRS4 체제와 유사하게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정부가 제시한 '보수적인 기준'은 '킥스 150%'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데다, IFRS17 연착륙을 위해 향후 5년간 보수적인 기준을 순차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을 하고 싶은 보험사는 연말 기준으로 반드시 킥스 비율 200%가 넘어야 한다.
하지만 '고무줄 회계'를 잡겠다는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및 단기납 종신 등 각종 상품 관련 제도 변경에 나서면서 보험사들은 연말을 앞두고 킥스 비율을 끌어올리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최근 발행 시장에서 '빅 이슈어'가 된 보험사의 배경이 최근 금융당국의 제도 변경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게 지금이면 북클로징이 들어가는 시기라 발행을 타진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 보험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며 "예전이면 금리 상황을 봐가며 타이밍을 잡았을 텐데, 지금은 연말연초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조달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화생명이 내달 최대 8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1조1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내달 발행을 무사히 마무리하면 올해면 2조원 규모의 조달에 나선 셈이다.
한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미 대주주에게 올해 배당 가능 규모를 보고한 상황인데 연내 예상치 못했던 제도 변경이 많았다"며 "이는 은행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상장사보단 부담이 덜하겠지만, 배당이 밸류업과 맞물려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가 되다보니 올해는 꼭 배당을 해야한다는 곳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금융감독원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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