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4천억원 기록한 해에도 100억원대 배당 고수
IR 조직도 부재…2015년 고점 대비 주가 76%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이 된 영풍[000670]의 최근 10년 주주환원율이 10% 초반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은 이 기간 연평균 약 1천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없이 매년 100억원대 현금만을 배당했다.
영풍 주가가 2015년 고점 대비 4분의 1로 떨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인색한 주주환원 정책이 지목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2012년 이래 매년 100억원대 현금 배당을 지급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배당금은 매년 172억원으로 금액이 일정했다. 4천억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2022 회계연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영풍의 연평균 순이익은 1천431억원이었는데, 이 기간 연평균 배당금은 167억원이었다.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이 전무했음을 감안하면 최근 10년간 영풍의 주주환원율은 11.7%에 불과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2014년 26.4%에서 지난해 39.9%로 증가했는데, 영풍의 주주환원 규모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치에 미달했다.
주주들도 이러한 상황에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 3월 영풍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과 관련된 재무제표 승인 안건은 반대 비율(21.7%)이 다른 안건에 비해 높았다. 두 자릿수 반대 비율은 해당 안건이 유일했다.
영풍은 2019년까지 경영상황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지 않다가 2020년부터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로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에는 상한을 90%로 높였다.
다만 배당의 최소한도가 아니라 최대한도를 정한 것이어서 주주환원 규모를 보장하는 효과는 없었다.
이처럼 주주환원에 소극적으로 나선 결과 최근 수년간 영풍의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영풍 주가는 2015년 7월 한때 158만9천원을 기록한 뒤 행동주의 캠페인이 공개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38만6천원까지 떨어졌다.
약 9년 동안의 주가 하락률은 75.7%에 달했다.
그 결과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 상장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0.14까지 내려갔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영풍은 지난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현금 배당 규모는 향후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환경, 현금흐름 상황, 주주가치 제고 등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PBR이 1에 크게 미치지 못함에도 자기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주가 관리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돼 (현금 배당 외에) 다른 주주환원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영풍은 별도의 기업설명(IR) 조직을 두고 있지 않으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도 진행하지 않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영풍에 대해 발간한 보고서도 지난해 8월이 마지막이었다.
영풍에 대한 행동주의 캠페인에 나선 머스트자산운용은 전날 공개한 제언에서 영풍의 심각한 주가 저평가 원인으로 "영풍의 기업 거버넌스와 주주정책에 대한 자본시장의 큰 실망감"을 꼽았다.
행동주의 캠페인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영풍 주가는 전날 10.9% 올랐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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