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국은행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시장금리가 급락하는 등 '깜짝 인하' 가능성을 시장이 조금씩 반영하는 분위기다.
현실화한다면 기준금리의 연속 인하인 셈인데 역사를 보면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 만큼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을 때만 연속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악화한 경기 전망,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근거는 충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2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금통위가 2회 회의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 2001년과 2008~2009년뿐이다.
◇ 9·11 테러, 금융위기…코로나19 때도 '연속 인하' 안 해
지난 2001년에는 7~9월 연속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닷컴 버블'으로 정보통신(IT) 산업 성장세가 꺾이던 와중에 미국 9·11 테러까지 발생한 영향이었다.
2008년에는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매회 인하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때 1회 100bp 인하까지 단행된 바 있다.
두 사례 모두 임시 금통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릴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한 경제 상황이었다.
바꿔 말하면 9·11 테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대형 이벤트 발생 시기를 제외하곤, 금통위는 연속 인하보다 신중하게 효과를 지켜보고 결정하는 '점진적 인하'를 선호한 셈이다.
그리스 등 유럽 재정 위기(2012년), 세월호 참사(2014년), 미·중 무역분쟁(2019년) 때는 연속 인하가 없었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도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하진 않았다. 당시 3월(50bp 인하)과 5월(25bp 인하) 두차례 인하했는데, 그 사이인 4월 회의에선 동결을 결정했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기존의 전망경로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 금융,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면서 정책 방향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 역사보다 탄탄해지는 근거
그런데도 시장 일각에선 '깜짝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가 하락, 부동산 시장 안정, 성장 부진 등 여러모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충분한 여건이라고 봐서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예측하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대체로 1%대로, 잠재성장률 2%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0년 이후 한국 연간 성장률이 2%를 하회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2023년뿐이다.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1.3% 증가로, 소폭 반등한다는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한은 목표치 2%를 크게 하회한다.
한국부동산원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지수의 전기 대비 증감률은 지난 8월 고점(0.53%)을 기록하고 9월 0.39%, 10월 0.22%로 매달 낮아지고 있다. 이 지표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 담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리 인하 여건이 더 나빠지기 전에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화 가치가 미국 대선 이후 '선방'을 하는 지금보다 달러 강세가 추가 전개돼 환율 레벨이 더 오르는 한편, 경기가 더욱 악화해 최종 금리를 보다 낮춰야 할 수도 있다는 거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환율이 펀더멘탈을 흔들 정도의 약세는 아니"라면서 "환율 때문에 두 달 늦게 인하하고 그사이에 경기 지표가 더 안 좋아진다면, 제때 대응을 못 한 데다 필요한 인하 폭이 더 커지면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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