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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선 그은 롯데…시장 루머 살펴봤더니

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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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선 그은 롯데…진화 나섰다지만 (정필중 연합인포맥스 기자) | 경제ON 취재파일 241126[https://youtu.be/9bgk3ETWtJ4]

※이 내용은 11월 26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정필중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롯데그룹이 모라토리엄 그러니까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는 루머까지 돌면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롯데그룹은 이례적으로 보유 자산 규모를 공개하면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필중 기자]

지난주 온라인상에서 롯데그룹 재무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위기설의 핵심은 모라토리엄, 즉 채무불이행이었습니다. 롯데그룹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결국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룹 차입금이 39조 원인 데 반해 전체 순이익은 1조 원대에 불과해 상환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루머의 주 골자였습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롯데지주의 경우 지난 18일에만 주가가 6.59% 떨어져 장중에 연저점인 2만50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는 말처럼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기자]

주력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기 때문인데요.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지난 2019년 말 기준 3조6천316억 원이었는데 올해 9월 기준 10조9천571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1천706억 원에서 7조3천35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빌린 돈의 규모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실적 역시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9년 말 연결 기준 1조1천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정도로 탄탄했는데요. 올해 3분기 누적 6천6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빚을 많이 내도 잘 벌어서 갚으면 되는데 문제는 벌기보다 오히려 손실을 내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유통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케미칼에 비하면 상황은 나은 편이지만, 외형적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천5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은 3조5천684억 원으로 같은 기간 4.6% 줄었습니다.

2019년 말 연결 기준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17조6천220억 원에 달했는데, 작년 말에는 14조5천559억 원으로 약 3조 원가량 감소했습니다.

[앵커]

루머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닌 게 실제 롯데케미칼은 최근 채무 관련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죠?

[기자]

롯데케미칼은 지난 21일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 악화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만기가 오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돈을 빌린 채무자가 만기까지 원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수를 요청한다는 뜻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이 있었는데, 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충족하지 못한 재무약정은 3개년 평균 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입니다. EBITDA는 법인세 및 이자 등을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면서 이 이자보상배율이 올해 3분기 0.9배를 기록해 평균값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은 현재 채권자인 금융기관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재무약정 등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입니다. 현재 만기가 남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규모는 2조2천950억 원으로, 이 중에서 재무약정을 충족하지 못한 채권 규모는 2조 원에 달합니다.

[앵커]

회사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인데, 그룹 측에서도 진화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기자]

그룹에서는 보유 자산을 공개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10월 기준 롯데그룹의 총자산은 139조 원으로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천억 원, 그룹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예금 규모도 15조4천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현금화해 롯데케미칼을 지원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롯데케미칼도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10월 기준 활용할 수 있는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으로 총 4조 원을 확보해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로 해외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약 1조3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자산 경량화' 전략을 통해 불필요한 사업은 철수하는 등의 체질 개선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지난 10월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청산을 결정하기도 했구요.

[앵커]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데에 대해서 국내 증권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증권가도 유동성 위기까지 확대해석하는 걸 경계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한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이나 두산중공업 등 과거 사례를 감안해도 재무약정 완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었다며 사채권자 동의가 확보된다면 재무 리스크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롯데쇼핑과 관련해서도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신영증권도 한 보고서를 통해 계열사 업황, 실적과 무관하게 롯데쇼핑 위기설을 언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롯데쇼핑의 EBITDA(법인세, 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는 매년 1조3천억 원에서 1조6천억 원 수준을 유지할 정도의 현금 창출 능력을 유지하는 데다가, 백화점 등 주요 사업의 업황 불확실성 속에서도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앵커]

회사에서도 괜찮다고 설명하고 있고, 증권가에서도 위기까진 아니라고 보고 있는 건데, 그럼에도 루머가 돌 정도면 진짜 괜찮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주가 상으로는 낙폭을 축소해 현재 잠잠한 상황입니다. 지난 18일 급락했던 롯데지주 주가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2만950원을 기록했고, 롯데쇼핑도 지난 18일 종가 기준 5만8천원까지 떨어지다 22일까지 해당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롯데케미칼도 6만5천900원까지 밀렸다가 6만6천400원으로 소폭 상승 했구요.

[앵커]

최근 주가 상황을 보면 다시 낙폭이 커졌는데, 위기가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봐야겠죠.

[기자]

여진이 다소 남아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리고 롯데케미칼의 경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이번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것을 두고 해당 이슈가 당분간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단기적으로 이자 비용 대비 EBITDA가 5배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채권자들이 재무약정상 변경 동의를 하더라도 최근 채권 금리가 상승해 이자율 상향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계약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자들은 미상환 채권 잔액의 조기상환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구요.

가정이긴 합니다만, 만약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될 경우 해당 채권은 물론 다른 채권의 기한이익상실 역시 선언됩니다. 그럴 경우 그룹 전체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룹 계열사인 롯데건설은 지난 2월 롯데케미칼이 보증하는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이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된다면 롯데건설 채권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앵커]

결국 우려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건데, 석유화학 업황도 좋지 않다 보니 이번 위기설도 금방 종식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기자]

그렇게 보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세미나를 통해 내년 업황이 불투명한 산업군으로 석유화학과 건설, 이차전지 등을 꼽았는데요. 석유화학은 중국 설비 준공으로 인해 글로벌 수급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건설은 미분양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등 사업 여건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점을 고려해 내년에 중점적으로 살펴볼 그룹으로 롯데그룹과 SK를 지목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반기 매출 포트폴리오상 유통이 36%, 석유화학이 29%, 건설이 12% 등을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80%가 비우호적인 환경에 놓인 만큼 이를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들 산업군은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어 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국신용평가는 내다봤습니다.

[앵커]

오는 28일 정기 임원인사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비상 상황인 걸 감안하면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겠죠.

[기자]

업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려 올해 인사에서도 일부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이전 정기 인사에서도 새로운 롯데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적쇄신을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계열사 부진에 이어 롯데케미칼 기한이익상실 이슈까지 겹치면서 쇄신의 폭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대표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이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산업부 정필중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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