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공모 참여한다면 주주가치 희석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현대차증권이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9년에는 투자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겠다는 방침 속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상장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택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현대차증권의 업무 확장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전일 이사회에서 2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차증권은 보통주 3천12만482주를 발행한다. 신규 상장주식은 기존 상장주식 수(3천171만2천562주)의 95% 수준에 달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발행 예정 가격은 주당 6천640원으로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 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3월 5일이다.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 대금의 절반(1천억원)을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시스템은 현대차증권의 내부 원장을 개편하는 작업으로 알려졌다.
채무상환자금으로는 225억원이, 기타자금에는 775억원이 활용된다. 이는 현대차증권의 잔여 상장전환우선주(RCPS) 상환 자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추진하며 자기자본을 늘리고 있는 교보증권과 방식이 달랐다. 교보증권은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천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지난해 8월 22일 결정한 바 있다. 결정 다음 날주가는 장중 9%까지 오른 뒤 0.2% 하락하며 마감했다.
현대차증권은 회사채나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 이는 자본 조달과 주가 관리보다는 업무 확장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올 2월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서 6천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며 두 자릿수 언더 발행으로 흥행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숙명은 어쨌든 자기 자본을 늘리는 것"이라며 "등급이 좋아 회사채는 얼마든지 조달하겠지만 자기자본을 늘려 업무 확장을 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하지 않은 것은 주주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가 현대차증권의 주요 주주인 만큼 공모 과정에서 절반가량의 대주주 지분이 들어와 주주가치 희석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의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지분율은 25.43%이고, 현대모비스는 15.71%다. 계열사인 기아차는 4.54%로 뒤를 이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화가 나겠지만 대주주가 45~50% 정도 돼 반 이상 참여한다면 무리인 유상증자는 아니다"며 "현대차나 기아차 입장에서 2천억원은 큰돈이 아니니 쏠 수 있었겠지만, 이는 내부 사정에 따른 것일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증권은 자기자본 확대로 리테일과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1조2천931억원으로 업계 15위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자기자본 확대 등을 통해 리테일과 기업금융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기업 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증권은 지난 2019년 10월 23일 제3자 배정 RCPS 방식으로 1천3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공시 다음 거래일 주가는 0.49%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현재는 주주배정 탓에 장중 16% 넘게 내린 뒤 소폭 반등한 13% 하락 선에 거래되고 있다.
[촬영 안 철 수] 2024.9.15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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