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재계 주요 기업들의 사장단 인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연말에는 예상을 뛰어 넘는 다이나믹한 인사가 이뤄졌습니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에선 여성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나오며 떠들썩해졌습니다. '꺼진 불'인 줄 알았던 원로 임원들이 다시 현업에 돌아오거나 권한이 강화되는 모습도 엿보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총 3꼭지에 걸쳐 2024년 주요 기업의 사장단 인사 특징을 진단하는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돼야 한다. 사장이 되면 본인의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발언이다.
한국 재계의 또 다른 기둥인 고 정주영 현대 창업 회장은 이런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후진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외국인 기술자를 고용해야 한다."
유리천장이 희미해진다. 학연과 지연, 혈연은 옛날얘기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의 인재 등용책을 보면 그렇다.
27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김경아 개발본부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김경아 사장은 삼성의 최초 여성 전문 경영인이다.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의 존스 홉킨스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삼성에는 2010년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동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인재 철학을 계승·확대했다. 스페인 출신의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주인공이다. 1967년 현대차 설립 이후 57년 만의 첫 외국인 대표로, 내년 1월 정식 취임한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내년 1월에 취임하는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재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약하고 있다. 현대차가 북미 지역 성과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 3위로 성장한 데 무뇨스 사장의 공이 컸다는 전언이다. 그는 COO로 근무하며 미국 등지에서 가격 및 품질 관리를 철저하게 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했다.
무뇨스 사장의 선임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집권을 앞둔 '북미통' 전진 배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번 인사에서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성 김 현대차 고문을 대외협력 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인사에서 전례 없는 등용이 생기고 있다"며 "인적 쇄신적 행동이 경영 쇄신으로 이어지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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