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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최근 진대제 삼성전자 전 사장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을 분할해야 한다고 했죠. 저는 여기에 매우 동의합니다. 독립적인 회사가 방향을 잘 찾을 수 있습니다."
28일 대만 유력 경제저널 금주간의 고문이자 칼럼니스트인 린홍원(林宏文)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만 반도체산업을 30년간 취재해온 린 고문은 삼성전자가 "모든 일을 혼자 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V·가전·PC·스마트폰·반도체 등 경쟁해야 하는 전선(戰線)이 매우 길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위기의 원인을 묻자 린 고문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을 키운 중국의 굴기로부터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2019년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제한도 삼성전자를 흔들었다고 진단했다.
린 고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도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며, 인공지능(AI) 트렌드에서 소외된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괴물 삼성 따돌린 압도적 파운드리 TSMC
"과거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은 삼성을 두려워할 상대라고 불렀습니다. D램 사업에서 실패했는데, 가장 뛰어난 상대가 삼성전자였죠"
대만 전자산업 전체가 고배를 마시던 시절도 있었다. 10여년 전 대만은 D램·디스플레이·태양광 등에서 패배했고, 당시의 삼성전자는 대만 입장에서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이때 린 고문은 '비즈니스 괴물 삼성, 쌀집에서 글로벌 기업으로'라는 책을 썼다. 최근 그가 출판한 책은 'TSMC, 세계 1위의 비밀'이다. 린홍원 고문은 1987년에 세워진 스타트업 TSMC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회사로 성장해온 과정을 쭉 지켜본 산증인이다.
한때 삼성전자를 두려워했던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1등으로 달리며 2등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린 고문은 TSMC가 제조업을 서비스업처럼 해낸 게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자체 제품이 없어 고객과 경쟁할 수가 없죠. 고객이 성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TSMC가 고객을 돕고, 애플·엔비디아·퀄컴 같은 일류 고객은 역으로 TSMC에 기술 등을 지원합니다."
◇"지정학적 문제 속 대만·한국 등 목소리 내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닌 TSMC의 당면 과제는 국제화다. 주요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TSMC에 자국에 생산설비를 지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TSMC는 생산설비를 주로 대만에서 구축한 탓에 삼성전자나 인텔과 비교해 국제화가 늦은 편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에서 공장을 짓는 중인데, 대만보다 높은 생산비용과 대만과는 다른 조직문화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TSMC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 등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다. 린 고문은 미국이 한국·대만·일본과 칩4 동맹을 구성하고, 자유세계의 리더를 맡겠다면 걸맞은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린 고문은 아시아 국가가 뭉쳐서 마땅한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했다.
"대만은 작은 나라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비교적 큰 나라로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는 제조업 역량을 갖췄습니다. 반도체산업에서 발전해온 한국·대만·일본이 목소리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AI 시대에 더 많은 수혜기업을 만들어낼 방법을 묻자 "각국 정부가 협력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다른 나라와의 전자산업 '경쟁'에서 실패한 이후 파운드리를 발전시킨 대만은 주문한 칩을 만들어주는 전 세계의 '친구'가 됐다. 글로벌 분업 체계 속에서 각자가 잘하는 분야를 발전시키고 협업해야 한다는 게 린 고문의 제언이다.
린 고문은 "파운드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만은 파운드리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만들었고, 실리콘밸리가 아이디어를 주면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협력으로 대만이 전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고, 다른 나라도 각자의 강점을 찾아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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