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비은행 시너지 통한 성장 전략 반영
연말 은행 임원 대폭 교체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가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낙점되면서 2년차 임기를 맞이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본격적으로 자기 색깔 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초 이재근 현 행장이 1년 정도 임기를 더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양 회장은 깜짝 '변화'를 선택했다.
취임 이후 지속해서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통한 그룹 전체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지주와 은행, 보험 경험을 두루 갖춘데다, 재무적 역량까지 장착한 이환주 대표에게 '양종희호'의 핵심 키를 쥐어준 셈이다.
◇은행·비은행 아우르는 이환주…"합리적이고 경험도 많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일 이환주 대표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결정했다.
대추위는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의 사례로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은행을 맡아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풍부한 은행 경력과 비은행 대표 경험으로 그룹 내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2년부터 보험 계열 대표로 자리했지만, 양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력의 대부분은 은행이다.
이 후보는 국민은행 입행 이후 개인고객그룹대표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거치고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에 자리했다.
KB라이프 대표로 재임하면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뤘고, 요양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지난 2022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순이익 합산은 1천863억원이지만 이듬해에는 2천562억원으로 대폭 늘렸고, 올해는 3분기까지 2천76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KB라이프는 그룹 내 순이익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후보는 KB금융 내부에서도 부드러운 리더십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으로 선임된 것에 놀란 분위기지만, 이 후보에 대해선 모나지 않은 업무 스타일과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은행 관계자는 "이 후보는 영업점과 리테일, 재무 라인을 거치면서 은행 전반에 대한 업무에 해박하다"며 "오랜 기간 은행에서 활동한 만큼 전체적인 경험치도 높다"고 말했다.
◇밸류업 위한 은행·비은행 시너지 기대…'재무통' 역량 한몫
이 후보는 은행 CFO와 지주 CFO를 거치면서 KB금융 내에서 '재무통'으로 정평이 났다.
보험 대표를 역임하던 이 후보가 은행장으로 낙점된 데에는 재무 역량을 활용해 은행·비은행을 넘나드는 자본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KB금융 대추위도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하고 자본·비용 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으로 일관된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향후 자본비율과 수익성 지표 관리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하기엔 이미 덩치가 너무 커버렸고, 주주환원 목표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넘기면 전부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KB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비이자 이익 제고가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다.
내년 가계대출 영업을 더 늘릴 수 없어 RWA 관리에 신중해야 하고 자본을 쓰지 않고 실적을 내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계열사 중 가장 덩치가 큰 은행이 자본 활용을 어떻게 계획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후보는 은행과 지주 CFO 라인과도 용이하게 소통할 수 있고, 비은행 경험을 토대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비이자 이익을 제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변화' 추구한 임기 2년 차 양종희…은행 인적쇄신 예고
계열 대표서 행장으로의 파격 인사에는 양 회장이 임기 2년 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룹내 주요 핵심 포스트의 임원들이 여전히 전임 회장의 그늘에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국민은행장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의 경계와 칸막이를 없애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환주 대표는 양 회장의 색깔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다.
양 회장과 이 후보는 과거 은행·지주에서 경영개선부, 재무, 전략 등 여러 분야에서 합을 맞췄고, 코드가 잘 맞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양 회장은 이환주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하면서 연말 은행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쇄신도 예고했다.
KB금융은 이환주 대표의 행장 내정 사실을 알리면서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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