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디커플링 나비효과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한국과 미국 증시의 엇갈리는 흐름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운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미국주식은 급등한 반면 국내주식은 지지부진한 결과 국내주식 비중이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보다도 낮아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자산배분 목표 비중을 맞춰야 하는 연기금이 국내주식을 사들이면서 최근 외국인들의 코스피 매도 물량을 떠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주식 투자 규모가 145조7천억원으로 전체 자산에서 12.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158조7천억원(13.8%)보다 13조원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 비중으로 설정한 15.4%보다도 낮을 뿐만 아니라 SAA 허용범위도 아슬아슬해졌다.
국민연금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벗어나더라도 SAA 허용범위 내 있으면 목표 비중으로 간주한다. 국내주식 SAA 허용범위는 3%포인트다. 즉 12.4%까지는 용인하는 것이다.
추가로 전술적자산배분(TAA) 허용범위도 2%포인트 있긴 하지만 일차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SAA 허용범위인 12.4%보다도 낮아질 경우 SAA 허용범위 내에 있도록 기금운용본부 판단하에 조정(리밸런싱)을 실시하게 된다.
9월 말까지는 아슬아슬하게 SAA 허용범위 내로 들어왔던 국민연금은 그 이후에는 더욱 허용범위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코스피와 S&P500은 10월 들어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8월 초 급락한 뒤 연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수준까지만 오른 코스피는 9월 말부터 하락세를 그리며 전일까지 4.7% 하락했다.
반면 S&P500은 8월 초 급락 폭을 모두 만회한 뒤로도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지난 26일 연고점을 갱신한 6,025.42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으로 미국주식 규모가 가만히 있어도 늘어날 때 주가 하락으로 국내주식 보유 규모는 줄어든 결과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최대 허용범위인 12.4% 밑으로 더 내려가지 않도록 방어할 필요가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피 시장에서 9월 말까지만 해도 1조2천억원 순매도하던 연기금은 10월 이후 2조9천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IB 사이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이 하향하기 시작한 이달까지 연기금이 순매수를 이어가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하는 국내주식을 떠안는 듯한 모습이다.
9월 말까지 코스피를 12조4천억원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10월 이후 7조8천억원 순매도했다.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 증시 디커플링 상황 속에서 국민연금은 해외자산을 줄이거나 국내주식을 늘리는 방식의 리밸런싱을 통해 연말 목표 비중을 맞춰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TAA 허용범위 내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 비중 자체를 낮출 필요성은 없다"며 "국민연금은 중기자산배분에 따라 5년 시계를 가지고 자산 배분을 하는 장기 투자자이기 때문에 당장 국내주식 전망이 안 좋다고 해서 목표 비중을 더 낮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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