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충실의무, 합리적·윤리적으로 일하면 문제없어"
"소송 남발 우려 과장…상법 바뀌면 애초에 다툴 일 없을 것"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상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전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장사만 적용받는 자본시장법이 아니라 모든 회사를 규율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2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법 개정 완수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거버넌스 문제는 자본시장법의 일부 조항을 바꿔서는 해결할 수 없는 뿌리 깊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상법상 일반 규정인 충실의무 규정을 개정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남우 회장은 이복현 원장의 발언을 두고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감독기관장의 모습을 보여왔는데, 어떤 이유로 스탠스가 바뀌었는지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 없이 자본시장법만을 개정하면 대기업 계열의 수많은 비상장회사가 사각지대에 놓일 뿐 아니라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초기에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이해하는 기회도 사라질 것이라며 "상법 개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자본시장법을 고치는 데 그치면 이는 오히려 개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천준범 부회장은 "지난 20~30년 동안 주식 저가 발행과 일감 몰아주기, 부당합병 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을 만들어왔다"며 "기본 원칙 없이 계속 땜질만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천 부회장은 이어 "땜질한다고 해서 다른 구멍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은 자본거래에 절차적 규정만 둔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를 강화하고 정당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자본시장법만 개정하자는 주장이 "교통 신호를 고속도로에서만 지키자는 것"과 같다고 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천준범 부회장은 "이사의 충실의무는 합병과 분할, 자기주식 처분, 내부거래 등 굵직한 이해 충돌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가 과장됐다고 말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사업적 결정은 (이사와) 저희(주주)가 같이 리스크를 부담한다"며 이사의 충실의무가 "공동으로 리스크를 부담하고 생긴 좋은 결과물을 최대주주가 편취한다고 판단할 때 발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합리적이고 윤리적으로 일하면 문제 될 게 없다"며 "회사와 주주를 위해 일해야 할 사람이 개인을 위해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상법이 개정되면 이사의 정상적인 경영판단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광중 변호사는 "경영판단의 원칙 대법원 판례는 이사가 권한을 행사해 충분히 검토했으면 결과가 나빠도 배임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사 충실의무가 개정되면 이 법리가 더욱 많이 적용돼 그런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에 대해 주주가 소송을 남발할 것이란 비판에 대해 김광중 변호사는 "소송은 제기하는 사람도 비용이 들고 패소하면 상대방 몫도 부담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철 대표는 "저희도 바쁘기 때문에 일일이 소송할 수 없다"며 상법이 개정돼 이사가 주주 충실의무를 다한다면 애초에 다툴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남우 회장은 행동주의 펀드가 자본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주주 관여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 투자를 아직 망설이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이들 투자자와 장기적이고 진지하게 소통해야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