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DN솔루션즈·롯데글로벌로지스·SK엔무브 등
"국내 중복 상장 비율 비정상적으로 높아…할인 요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근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이미 모회사가 상장된 중복 상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본시장의 이례적으로 높은 중복 상장 비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데, 중복 상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LG CNS와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 4곳이다.
이 중 달바글로벌을 제외한 3곳은 모두 이미 모회사가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LG CNS의 최대주주는 50% 지분을 보유한 ㈜LG[003550]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46%를 가진 롯데지주[004990]다.
DN솔루션즈의 최대주주(85%)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지엠티홀딩스인데, 지엠티홀딩스는 상장사인 DN오토모티브[007340]가 100% 지배하고 있다.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며 IPO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SK엔무브도 비슷한 상황이다. SK엔무브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다.
지난달 수요예측 부진에 IPO를 중단하며 내년 재추진을 선언한 케이뱅크도 모회사 BC카드의 최대주주가 상장사 KT[030200]다.
상장 후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노리는 이들 기업은 모두 중복 상장에 대한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높은 중복 상장 비율은 대표적인 국내 주식시장 할인 요인이다.
IBK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중복 상장 비율(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전체 시가총액)은 18.43%로, 미국(0.35%)과 중국(1.98%), 일본(4.38%), 대만(3.18%)에 비해 크게 높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이 두 번 집계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유통시장에서 평가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상장사가 중복 상장을 제거해 주주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자본시장연구원도 실증분석을 거쳐 자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유의하게 하락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아울러 같은 그룹 내에 여러 상장사가 존재하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 이해 충돌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생긴다. 최근 두산밥캣 분할·합병 논란이 그 사례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중복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자회사가 계속 비상장 상태로 남아 있었다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자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2021~2022년 대기업 계열사들의 중복 상장이 이어지며 이에 관련한 비판이 거세진 바 있으나, 다시금 중복 상장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정부가 2022년 상장 심사 강화와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이는 물적분할 기업에만 해당해 중복 상장 자체를 막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공모 규모 1, 2위를 기록한 두산로보틱스[454910]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 역시 중복 상장이었으며, 올해 최대 IPO로 기록된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도 마찬가지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 소재 경영대 교수는 "자회사 지분가치만큼도 평가를 못 받는 상장사가 국내에 많다"며 "중복 상장이 줄지 않는 데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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