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일본은행(BOJ)이 주식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이례적인 재정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2024년도 상반기(4~9월)에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를 통해 약 1조2천600억 엔(약 11조7천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으며, 보유 주식 매각으로 약 2천400억 엔(약 2조 원)의 매매차익을 기록했다.
2024년 9월 말 기준 BOJ의 ETF 보유 자산은 시가로 약 70조 엔에 달하며 평가이익은 33조 엔을 넘어선다. 이는 같은 기간 국채 보유로 얻은 이자 수익인 약 9천600억 엔을 웃도는 수준이다.
우에노 야스야 미즈호증권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기고를 통해 BOJ의 주식 투자 수익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자산 규모뿐 아니라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저점'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했던 정책적 배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OJ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지속적으로 ETF를 매입해 증시 안정화를 도모했으며, 이러한 매입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평가이익과 매각이익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우에노 수석은 은행의 주식 수익 증가에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식 수익 증가는 BOJ의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 시 금융기관의 당좌 예금에 지급하는 금리를 높여야 하는 만큼 금리 지급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에노 수석은 중앙은행이 재정을 주식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는 주요국 가운데서도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중앙은행의 주식 보유가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현재 BOJ의 ETF 보유 규모는 도쿄증권거래소 주요 시장 시가총액의 약 7%에 달하는데 이러한 대규모 주식 보유가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가격 형성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이 추가 매입 없이 기존 자산을 유지한다고 해도 보유 자산의 규모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BOJ의 주식 보유 확대는 디플레이션 극복과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선택이었다. 국채 중심의 매입만으로는 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주식 매입을 적극적으로 병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시장 왜곡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중앙은행의 자산 구조가 한쪽으로 편중되는 문제를 낳았다.
BOJ가 2024년 상반기에 ETF 추가 매입을 중단했지만, 이미 보유 중인 자산의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우에노 수석은 "중앙은행의 자산 구성은 시장 상황에 부합해야 하며,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BOJ의 현재 재정 구조는 일본 경제에 긍정적 신호와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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