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대부분 소화…시장 관망하며 대응 고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수조원대 자산을 굴리는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4일 "장 시작 전까지 우려가 있었는데 이벤트를 거의 소화한 분위기"라며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발표하면서 큰 동요없이 일상적인 수준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국내 시장 상황을 확인하면서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1,440원대까지 급등하고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가 급락하는 등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후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고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았다.
정부가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고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를 언제든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시장 불안을 일부 잠재웠다.
계엄이 하룻밤 사이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커지면서 금융시장을 둘러싼 변동성은 크게 확대된 상태다. 이날 오전 11시1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55포인트(2.02%) 빠진 2,449.55에 거래 중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상황을 우선 관망하면서도 앞으로 국내 채권·주식에 대한 포지션을 '중립'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국채발행이 늘면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이번 계엄사태가 더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늘리거나 금리인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외환·주식·채권 시장 중 채권 시장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환율이 1,450원을 넘어가게 되면 채권시장도 기준금리 인하 재료 하나만으로 버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압력이 세질 것이고 운용사 입장에서도 국내 자산에 대한 롱포지션(매수)을 줄이고 중립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우려로 침체된 국내 증시에 계엄사태가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했다는 진단도 있다.
한 사모펀드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 리스크부터 국내 내수 부진, 중국 수요 둔화 등이 국내경기 발목을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 사태까지 터지니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며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을 가정한다면, 위기 속에서 저가매수 등의 기회를 모색해야할 시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촬영 임은진]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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