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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지주사 전환②] 중복상장 논란…모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

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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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만 중복상장 문제 있는 게 아냐"

"재벌 총수일가에게 과세이연 혜택은 부당한 특혜"

빙그레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빙그레 인적분할과 지주사 체제 전환 등으로 중복상장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빙그레가 빙그레홀딩스(존속회사)와 빙그레(신설회사)로 나뉜 후 빙그레가 상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중복상장하면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재벌 총수일가에게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과세를 이연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걸 두고도 논란이 많다.

◇ 모자회사 중복상장…"기업가치 중복계산과 이해상충 문제"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인적분할 후 빙그레홀딩스(존속회사)와 빙그레(신설회사)가 모두 상장하면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중복상장 논란은 물적분할을 실시할 때만 있는 게 아니다. 물적분할을 진행할 때 더 논란이 될 뿐이다.

일부 기업이 성장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이를 상장하면 주주권 상실과 주가 하락 등 일반주주 피해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주주가 성장 사업으로 보고 투자했는데 물적분할을 실시하면 주주가 분할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는 탓이다.

일례로 LG화학은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상장했다. 이때 LG화학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2022년 9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방안엔 공시 강화,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상장심시 강화 등이 담겼다.

이달 2일에도 금융위는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면 모회사 일반주주(대주주 제외)에게 공모신주 중 20% 범위 내에서 우선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인적분할을 진행할 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빙그레 인적분할 후 기존 빙그레 주주가 빙그레홀딩스(존속회사)와 빙그레(신설회사) 주식을 모두 소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적분할 후 모자 회사가 모두 상장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업가치가 중복계산될 수 있는 탓이다.

모회사 기업가치는 자체 사업부문과 자회사 지분가치 등으로 구성된다.

자회사가 상장하면 투자자는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한다.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가치가 이미 주식시장에서 계산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지주사 주가 할인이 나타난다.

일반주주가 지주사보다 사업회사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합인포맥스가 6일 송고한 기사 '[빙그레 지주사 전환①] 김호연 회장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수단' 참고)

진짜 문제는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배주주가 모회사에 유리하게 의사결정하면 자회사 소액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일반주주가 핵심 사업부문 혹은 핵심 비상장 자회사를 보고 상장사에 투자했는데 해당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하거나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할 수 있다"며 "상장사 가치가 하락하면 주주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빙그레 인적분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존 빙그레 주주는 빙그레홀딩스와 빙그레 지분을 기존과 동일한 지분율로 각각 갖게 된다"며 "주주이익이 침해되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 지주사 체제 전환 시 조세특례…"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김호연 회장 등 총수일가가 세제 혜택을 받는 점도 논란거리다.

조세특례법 제38조 2항에 따르면 김호연 회장 등이 빙그레홀딩스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빙그레홀딩스 주식을 취득하더라도 해당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과세를 이연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업집단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등을 막기 위해 지주사 체제를 활용하라고 유도해 왔다. 지주사 체제는 단순·수직적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과세 이연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하지만 과세이연 등이 과도한 혜택이라는 비판이 많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재벌 총수일가가 지배력을 손쉽게 확대할 수 있는데 과세이연이라는 혜택까지 부여하는 탓이다.

반면 지주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소액주주는 지배주주에게 대항할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형평성 시비와 재벌특혜 비판은 지주사 과세이연 제도의 일몰을 연장할 때마다 논란거리가 됐다.

한 거버넌스 전문가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총수일가가 지주사 주식을 보유하면 이를 처분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총수일가는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주사 주식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과세이연 제도가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이런 특혜를 폐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세금이 면제된 게 아니라 이연된 것"이라며 "지주사 지분 처분 시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과세이연은 지주사 제도를 촉진하기 위해 국가에서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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