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폐기에 정치 혼란 장기화 불가피
예산·세제·정책 불투명…신인도 추락 우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대통령 탄핵안이 불발되면서 정치 갈등 장기화로 인한 국내 경제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엄 사태로 리더십이 흔들린 정부는 더 이상 경제 현안을 챙길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데다가 내수 부진,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상황에 경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를 채우지 못하면서 결국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임시국회를 재소집해 재발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여야 모두 정치적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수 싸움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 현안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혼란이 장기화할수록 경제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들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계제로에 놓였다.
당장 2025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예산 부수법안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0일까지 여야가 합의해 처리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내달 1일 시행될 예정으로, 언제 다시 논의가 재개될지 미지수다.
이 밖에 반도체 특별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 등 국내 산업과 재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법안들도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통상 매해 12월 중 마련되는 경제정책방향과 국정과제는 예산안 등이 줄줄이 지연되며 다음 달까지 발표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새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경제정책방향과 국정 과제에는 윤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기조인 양극화 해소 방안과 소비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책이 담길 예정이었지만, 야당과 등을 돌리며 사실상 입법을 통한 정책 기능을 상실한 '식물 정부'에서 어떤 반향을 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율 둔화로 내년 1%대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 적재적소의 재정 투입과 신속한 정책 대응은 난망한 일이 된 것이다.
계엄선포 직후부터 요동치던 금융시장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경제당국이 쏟아낸 시장 안정 메시지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 속이다.
지난 4일 새벽 중 1,442원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여전히 1,420원을 넘나들고 있으며, 코스피는 급격히 하락하며 한때 2,400선을 밑돌았다.
국고채 금리와 가상자산 등도 아직 불안감을 거둬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포브스는 "윤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 행정부는 레임덕을 넘어 잊히는 영역에 들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외 신인도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불안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했지만, 이제는 한국 정치가 스스로 혼란을 자초하며 가장 큰 리스크를 만들어냈다.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오름세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 프리미엄(화면번호 2485)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 시각)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마킷 기준)은 36.52bp로 전날보다 1.10bp 상승했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장중 36.61bp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백악관,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부에서는 모두 '우려스럽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으며,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시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과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탄핵 가능성과 대통령 교체가 경제 전망에 대한 가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내수와 투자 활동의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료들은 탄핵 정국을 3번째 겪고 있다"며 "매뉴얼대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우려스러운 건 (여야의) 불편한 동거 상황이 이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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