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된 박원철 사장, 유리기판 앱솔릭스 대표도 겸직
美반도체법 보조금 확정…내년 양산 성공해 전기 만들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연말 정기 인사에서 SKC[011790] 대표이사에 유임된 박원철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올해 SKC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실적 개선이 지연되며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 박원철 사장이 한 번 더 신임을 받은 만큼 내년에는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확정 지은 반도체 글라스기판(유리기판) 등 신사업 실적이 관건으로 꼽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9일 재계에 따르면 SKC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박원철 사장을 대표이사에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SKC는 주요 사업인 이차전지소재와 화학에서 한 분기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부터 5년간 1조4천억원 규모의 동박을 공급하기로 돼 있던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는 최근 파산했다.
반도체소재 사업만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업황 회복에 힘입어 이익을 냈다.
유지한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초 예상 대비 업황 개선이 지연되며 실적을 회복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SKC는 2025년 매출 7조9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7월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이차전지에서 5조1천억원, 반도체 2조3천억원, 친환경에서 5천억원의 매출을 내겠다고 했다.
올해 3분기까지 SKC가 누적 약 1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을 감안하면 이 목표는 어느 정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SKC는 올해 비주력 사업을 여럿 매각해 순차입금을 줄이는 등 재무 체력을 보강한 만큼 내년에는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출처: SKC]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점은 투자사 앱솔릭스가 담당하는 반도체 글라스기판이다.
글라스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가공성이 우수해 초미세 선폭 반도체 패키징 구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차세대 기술이다. 앱솔릭스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SKC가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합작해 세운 앱솔릭스는 최근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7천500만달러(약 1천억원)를 최종적으로 확보했다. 국내 기업 중 첫 사례일 뿐 아니라, 미국 조지아주 글라스기판 공장에 투입한 재원의 22%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에 발맞춰 SKC는 대표이사에 재신임한 박원철 사장이 앱솔릭스 대표를 겸직해 직접 사업을 챙기도록 했다. SKC는 내년 글라스기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부터 글라스 기판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재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본격적인 상업화를 개시해 공정을 안정화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평가가 뒤따를 전망이다.
유지한 CFO는 "내년은 글라스기판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하는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앱솔릭스는 현재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해 다양한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내년부터 앱솔릭스 매출이 발생하며 사업성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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