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변경 제한 조항으로 조기 상환 가능성 마련
롯데그룹 "최대 주주 아직 바뀌진 않아…협의 통해 해결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롯데그룹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지분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롯데렌탈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롯데렌탈이 발행했던 1조6천억 원어치의 회사채에 지배구조 변경 제한 조항이 있어 조기상환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매각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다. 롯데렌탈 지분 100% 기준 시장가치를 2조8천억 원으로 측정해 매각 금액은 1조6천억 원으로 결정됐다. 올 3분기 기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은 각각 37.8%, 22.8%다.
문제는 롯데렌탈이 발행한 회사채에는 지배구조 변경을 제한하는 사채관리계약이 맺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롯데렌탈의 최대 주주는 호텔롯데 등에서 어피니티로 바뀐다.
최대 주주가 변경되면 사채관리계약에 따라 회사채 투자자들이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수 있다. 그럴 경우 회사채가 조기 상환될 수 있다.
현재 롯데렌탈의 잔존만기 채권 규모는 1조6천230억 원으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발행한 모든 공모채에 지배구조 변경 제한 약정이 맺어져 있다.
내년 1월 말 총 3천30억 원의 만기 도래 공모채를 제외하더라도 1조3천억 원이 남게 된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작년 SK스퀘어는 유럽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의 완전모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SK쉴더스의 최대 주주가 변경된 바 있다.
당시에도 최대 주주 변경에 따른 조기 상환 사유가 발생해 SK쉴더스는 회사채를 상환하고자 2천25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K렌터카 역시 최대 주주인 SK네트웍스가 어피니티에 지분 100%를 매각해 최대 주주가 변경되자, SK네트웍스는 회사채 투자자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유사시 그룹 지원 여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도 무시할 순 없어 관련 우려가 나올 순 있다"며 "수익자마다 생각과 상황이 다를 수 있어 개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의 상황은 앞선 두 사례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쉴더스의 최대 주주가 바뀔 당시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했다. SK렌터카 역시 기존 'A+'에서 'A'로 하향됐다.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롯데렌탈 최대 주주 변경 건을 두고 신용평가사들은 대체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렌탈의 자체신용도와 지원 주체 신용도인 계열통합 신용도 간 차이가 크지 않아 유사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매각 미치는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나신평과 한기평이 부여한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한신평은 그보다 높은 'AA-(부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어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이유로 하향검토 리스트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MOU를 맺었을 뿐 딜이 마무리된 건 아니라 EOD 원인 사유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며 "협의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관련 협의 역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안 철 수]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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