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개편안 발표 이후 6개월만…주매청 가액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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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됐다.
지난 7월 두산밥캣[241560]을 두산로보틱스[454910]에 흡수합병한다는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10일 신설법인을 분할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넘기고, 이를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합의한 분할·합병 계약 역시 해제됐다.
두산 측은 비상 계엄령 사태 등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행사가액 밑으로 급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두산 측은 "기존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매청 행사를 위해 반대 의사로 돌아서면서 분할·합병 가결 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면서 "당초 예상한 주매청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상황으로 주주에게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것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안을 발표하면서 주매청 행사 가액을 각각 2만890원과 8만472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주가가 급락해 이날 양사의 주가는 각각 1만7천150원, 5만2천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을 이행할 선행조건으로 주매청 행사 규모가 6천억원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현재 주가 상황을 고려하면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매청 청구 규모가 6천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 예상됐던 상황이다.
주매청 가액과 시장 상황 외에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는 점과 국민연금이 개편안에 사실상 기권했다는 점 등이 두산 측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앞서 글래스루이스와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개편안에 찬성 의견을 냈지만,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은 반대를 권고했다.
국민연금은 전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주매청 가액을 넘어선다는 전제하에 개편안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두산의 개편안이 무산되면서 사업 구조를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바꾸려던 계획도 잠정 중단됐다.
국내 시장 상황만을 고려해 가까운 시일 내에 개편안을 재추진하는 일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개편 과정에서 두산밥캣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주주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46.1%)를 비상장 신설법인에 넘겨 기준시가로만 가치를 평가하고, 헐값에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두산 측은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하는 주식교환 비율을 기존 '1:0.0315'에서 '1:0.0433'으로 변경하고, 기존 계획이었던 포괄적 주식교환을 철회하는 등 주주 설득에 나섰다.
다만, 이후에도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두산밥캣 주주행동에 나선 얼라인파트너스는 회사를 미국 시장으로 재상장하라고 주장하면서 ▲이사회 독립성 제고 ▲주주가치 중심의 효율적인 자본 배치 ▲경영진 보상체계 개편 등을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를 포함해 캐나다 공적 연금(CPPIB)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다수의 주주들이 분할·합병안을 반대하면서 개편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회사 역시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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