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장 전원 교체로 물갈이 인사…'혁신·변화' 초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임기 내 마지막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통합 공채 출신을 전면에 내세운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간 가운데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사각지대에 대한 감독 강화와 최근 탄핵 정국 속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총력 대응 의지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날 금감원이 실시한 조직개편 및 부서장 인사를 보면 디지털 부문 등 금융혁신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주무부서장 기수를 공채 5기까지 확대해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 속도를 높인 것이 핵심이다.
◇금융시장·혁신 대응능력 강화 방점
우선 금감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경영 및 전략감독 부문 산하에 배치된 디지털·IT 관련 조직(부서·팀)을 독립 부문으로 분리해 책임자를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 맞춰 금융보안, 데이터 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등에 대한 감독도 흐름에 맞춰가겠다는 의미로, 금융감독업무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글로벌 추세에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
더불어 PG·선불업 등 전자금융업 전담조직을 기존 2개팀에서 전자금융감독국, 전자금융검사국 2개 부서로 대폭 확대했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2022년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에 이어 최근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까지 전자금융업의 빠른 성장 만큼 소비자 피해 규모도 커지는 점을 고려해 감독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최신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일관성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감원은 조직 내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전문성 제고, 협업 강화 등을 통해 금융의 디지털화로 촉발되는 리스크요인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전자금융업 관련 시장질서 회복과 소비자피해 방지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서민금융보호국 신설이다. 금감원에서 '서민'이 들어간 부서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민생침해대응총괄국과 디지털혁신국 등에서 관련 업무를 분산해 수행하면서 효율이 떨어졌다고 보고 관련 업무에 집중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홍콩H 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를 계기로 상품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드러냈다.
기존 상품심사판매분석국은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물론, 금융 상품 판매 단계에서 일어나는 불법·부당행위에 대응하는 것은 핵심 역할이다.
같은 맥락에서 불법사금융 대응을 위한 전담팀도 새로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피해예방 및 수사 연계와 함께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개선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채 5기·77년생 부서장도 나왔다…세대교체 완성
금감원은 조직개편과 함께 부서장 인사에서도 파격을 보여줬다.
이 원장은 부임 이후 매년 정기인사에서 부서장의 80~90%를 바꿔왔는데 올해도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재배치했다.
특히 성과 및 능력 중심 인사를 통해 본부 부서장의 절반 이상(36명)을 신규 승진자로 발탁했다.
기존 공채 1기 중심의 부서장을 1~4기 및 경력직원까지 대폭 하향하고 공채 5기 부서장을 배출한 것은 예상치 못한 파격이란 반응이다.
기수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 성과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기조에 따라 성과가 우수한 3급 시니어 팀장 6명이 부서장으로 발탁된 것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연령별로는 1972∼1975년생을 주축으로 1976~1977년생까지 본부 부서장으로 6명이나 배출하면서 향후 세대교체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1972년생인 이 원장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어린 부서장으로 금감원의 핵심 직급을 꾸리면서 이 원장이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도 해석하고 있다.
금감원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과 업무 혁신을 위한 것"이라며 "이번 인사로 조직 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불안정한 금융시장에 대한 의지로 유일하게 금융시장안정국 이진 국장이 유임된 것도 의미가 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이 국장은 자리를 지키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정치적 리스크 확대 등의 분위기를 반영해 조직개편 및 인사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었으나 취임 후 조직 변화를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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