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1~2주 앞당겨질 듯…위기대응·미래 준비
CEO 이어 부행장도 물갈이 전망…70년대생 주축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금융지주의 양대 축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올 연말 임원 정기인사 시기를 앞당긴다.
글로벌 경기 장기침체에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까지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빠른 쇄신으로 위기대응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책무구조도 시행에 따라 임원들의 책무를 배분해야 하는 만큼 조직개편과 담당 임원을 빠르게 확정해야 하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기 인사로 불확실성 뚫자"…경영안정 도모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다음주 후반께 지주 및 은행·보험·증권 등 자회사 임원 인사를 실시한다.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이어 임원인사도 과거보다 약 1~2주일 앞당겨 시행하는 것이다.
통상 두 금융지주는 매년 12월 25일 전후로 자회사 CEO 및 임원인사를 차례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 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 인사가 이달 초 단행되면서 연속선상에서 조기 시행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임원 인사를 최대한 앞당겨 진행하겠다는 뜻을 경영진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이 내년 1월부터 즉각적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수장들이 조기 확정돼 연내 정비가 끝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시기를 앞당기는 등 빠른 조직으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KB금융도 양종희 회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사 시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과거 윤종규 회장 시절에는 퇴임하는 임원을 배려해 크리스마스 이후 인사 발령을 내는 관행을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양 회장은 자회사 CEO 인사를 11월 말 은행장 임기를 고려해 앞당겨 단행하면서 연쇄적 인사 이동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12월 마지막주 예정된 임원 인사가 CEO 인사처럼 조기 깜짝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금융 역시 오는 13일과 20일 각각 예정된 임원·본부장 인사가 12일 전후에서 동시 단행될 수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임원 인사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서다.
삼성 등 대기업들이 통상 연말에 단행하던 인사를 평년보다 1∼2달가량 앞당겨 단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조기에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위기 돌파에 적합한 인재는 빠르게 수혈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출범 등 글로벌 변수에다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조직의 어수선함을 인사로 다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야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금융권도 연말 대기업 인사 트렌드를 쫓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책무구조도 시행 시기를 맞추기 위해 임원 인사를 빨리 확정해야 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사들은 올 연말까지 임원에게 내부통제 관련 책무 분배를 끝내야 하는데, 그 시기와 맞물려 임원 이동이 있을 경우 또다시 이사회를 열고 책무구조도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파격 인사 어디까지…70년대 초중반 주축 될 듯
금융권의 최대 관심은 이들 금융지주의 임원 인사 폭이다.
국민은행은 부행장 24명 전원이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며 상무 15명 중 11명도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신한은행도 부행장 13명, 상무 4명 등 임원 19명 중 14명의 임기가 오는 31일 만료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CEO 인사에서 예상보다 변화폭이 컸던터라 임원들의 연쇄 이동도 커질 수밖에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이미 이환주 국민은행장을 발탁·교체하면서 새로운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로 과감히 발탁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1970년대생 부행장들의 대거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역시 그룹 안팎의 예상을 깨고 본부장급 인사를 CEO로 발탁하는 파격을 보여준 만큼 임원 인사에서도 과감한 세대교체가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통상 은행 부행장들이 계열사 CEO로 이동하는 관행을 깨고 본부장급 임원 5명을 CEO로 발탁하면서 고강도 인적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으로 성과와 능력 위주의 발탁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진 회장의 의지를 강조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규 대표들이 1968~70년생 중심으로 포진되면서 부행장 등 임원들 역시 1970년대 중반까지 연령대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세대교체야 매년 있었지만, 경영환경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임원교체 폭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되고 있다"면서 "과거 온정주의에 기대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인사를 과감히 버려야 변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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