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 기업 중 NH證 주관이 가장 많아…7곳 '다음 기회에'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필수 관문인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철회를 결정한 기업의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나, 기업들이 자진 철회를 결정하는 기간이 대폭 줄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의 기업공시채널 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187곳 중 총 33곳이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심사 청구 대비 철회 비율은 17% 수준이다.
통상 심사 철회는 일반적으로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위원회로부터 미승인 결정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높을 때 기업들이 선택하는 카드다. '심사 미승인'이라는 꼬리표가 남기 전, 자진해 철회를 결정하고 이후 상장 재도전을 결정할 때까지 심사 과정에서 지적받은 사안을 개선한다.
연간으로 봤을 때 자진 철회를 선택한 기업의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올해는 기업들이 심사 철회를 결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짧아진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예심을 신청한 기업 중에서는 해를 넘겨 상장 심사를 자진 철회하는 곳이 많았다.
심사를 받으면서 자격 요건에 대한 지적 사항을 개선하거나, 소명 자료를 늦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심사 기간이 늘어진 셈이다.
다만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가 상장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에 지적 사항을 개선한 뒤 심사를 재신청하도록 '자진 철회'를 유도한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상장 심사를 신청한 기업이 철회를 결정하기까지 평균 158.6일 걸렸지만, 올해 들어 이 기간은 121.4일까지 단축됐다.
특히 올해 상장 계획을 철회한 기업 중에는 업황에 따라 사업적 성과 및 실적이 예상 경로를 벗어난 경우가 많았기에, 안정적인 실적을 확인할 때까지 상장 심사 기간을 늘리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다.
올해 상장 심사 단계에서 철회를 결정한 기업 총 33곳 중 7곳은 NH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던 곳이다. 대형 주관사 중 철회 건수가 가장 많다. 바이오·IT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실적 안정성 등 확인이 필요해 심사 철회를 결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주관을 맡은 기업 중에서도 평균적으로 3곳 정도가 상장을 재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이 심사 철회를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예심 기간도 줄었다. 승인과 철회를 포함해 지난해 한 기업이 예심을 신청한 후 결과를 내기까지 기다린 시간은 지난해 119.3일에서 올해 89.4일까지 30일 줄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코스닥 심사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6월 말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예심 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전담 체계를 구축하고,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심사 난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됐던 기술특례상장기업의 경우 심사 분야를 바이오·IT·제조업 등으로 쪼갰으며, 거래소 내 상장 심사 경력이 있는 베테랑 직원들로 꾸린 특별심사 TF를 가동해 심사에 투입되는 인력을 늘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예심 기간을 단축하는 대책을 내놓은 이후 심사 기간이 체감상 크게 줄었다"며 "상장 심사에서 부족한 기업이 '재도전' 등 빠르게 다음 스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시장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한국거래소 카인드공시]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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