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미래의 교보생명 주주를 물색하고자 일본을 찾는다.
조만간 2조원 규모의 풋옵션과 관련한 국제 중재판정 결과가 나올 예정인 만큼, 새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번 주 일본을 방문해 시장 참가자들과 직접 미팅할 예정이다. 이 자리는 교보생명의 현주소와 미래 가치를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르면 이번 주 풋옵션 2차 중재안 결론
신 회장의 이번 출장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조만간 교보생명 풋옵션 중재 결과가 예고돼 있어서다.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국제상업회의소(ICC)는 교보생명 풋옵션과 관련한 최종 심리와 의견 검토를 마치고 신 회장 측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에 2차 중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앞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천억 원(주당 24만5천원·액면분할 전 가격)에 인수했다. 컨소시엄에는 IMM PE와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이 함께했다.
당시 주주 간 계약에는 회사가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신 회장을 상대로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담겼다. 다만 풋옵션 가격은 별도로 정하지 않고 행사 시점의 공정시장가치(FMV)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산정한 FMV인 주당 41만원(약 2조122억 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매입가보다 70% 가까이 높은 풋옵션 가격을 신 회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어피니티는 2019년 3월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그해 ICC는 첫 판결에서 풋옵션 계약은 유효하나 신 회장이 어피니티 측이 제시한 풋옵션 가격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주 통보가 예고된 중재안은 그 이후에 어피니티 측이 제기한 두 번째 중재 결과다.
◇ 세대교체 어피니티, 엑시트 할까…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분쟁 해결 필수
단심제가 원칙인 국제 중재의 관행을 고려하면 2차 중재안 역시 첫 번째 판결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도 엑시트 전략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IB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2차 중재안 결론이 나오더라도 주주 간 분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국제 중재판정의 경우 국내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지만, 집행력을 위해선 중재법에 따라 국내 법원 승인의 집행 결정이 필요해서다.
IB 업계 일각에선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에선 이번 중재안에서도 풋옵션 이행 의무가 인정된다면, 교보생명과 FMV 산정을 위한 재논의 후 협상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중재안 집행까지는 FMV 산정을 두고 논의가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세대교체가 단행되면서 오랜 시간 풋옵션 분쟁을 주도했던 이철주 전 회장이 물러난 만큼 교보생명을 바라보는 온도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게 IB 업계의 전언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교보생명을 비롯해 이철주 전 회장 체제에서 단행됐던 투자 건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꽤 됐고, 이에 (어피티니) 내부에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민병철 대표 선임 이후 내로라하는 시니어들도 많이 합류했다. 이전 투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2차 중재안과 맞물려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전략적 엑시트를 고민할 수 있다는 IB 업계 전망도 나온다.
그렇게 된다면 교보생명 입장에선 우군이 돼 줄 새 주주가 필요하다.
현재 교보생명의 지분은 33.78%를 보유한 최대주주 신 회장을 필두로 JP모건 계열 운용사인 코셰어 펀드(9.79%),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이 설립한 타이거홀딩스(7.62%), 한국수출입은행(5.85%), 그리고 어피니티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가디언홀딩스(9.05%), IMM의 헤니르(5.23%), 베어링의 KLIC홀딩스(5.23%), 싱가포르투자청의 앱핀스인베스트먼트(4.50%) 등이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묵은 주주 간 분쟁 탓에 IPO에 이어 지주사 전환 계획까지 지연되고 있는 만큼 교보생명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지지해줄 주주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금융당국 역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주주 간 분쟁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이번 출장도 이러한 상황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2차 중재안을 계기로 교보생명의 중장기 성장동력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장과 지주사 전환은 같은 맥락에서 주주 간 분쟁이 우선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건강한 지배구조를 위해서라도 교보생명의 당면과제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 발췌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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