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교보생명과 현대해상이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로써 국내 오너가 보험사 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교보생명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 신중하씨를 경영임원(상무)으로 선임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중하 신임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부터는 보험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일했다.
교보생명에 둥지를 튼 건 2022년의 일이다. 올해 초엔 경영 임원 후보에 선발돼 디지털 리더십, 경영지식, 인사이트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지난 4월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승진으로 AI활용·VOC 데이터 담당 겸 그룹 경영전략 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간 신중하 상무는 오너 계열 보험사 3세 중 유일하게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있지 않았지만, 이번 승진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현대해상도 오너 3세를 전면에 배치했다.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는 1986년생으로 지난해 12월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현대해상에 입사했다. 입사 전엔 소셜벤처 지원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 사회적 가치 투자사 HGI 등을 설립하는 등 사회적기업 분야에서 활동했다. 현대해상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주도하고, 디지털 혁신 작업을 도맡고 있다.
올해 초엔 U-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제4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며 3세 경영으로의 눈에 띄는 첫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정경선 전무와 발을 맞춘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지난해 신설된 CSO 직속 조직인 지속가능실 소속 수석전문위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정 전무와 다수의 태스크포스(TF)를 함께 논의하며 업무의 방향성을 함께 맞춰온 게 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한화생명은 일찌감치 차남 중심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1985년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2016년 한화생명에 입사한 이래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 설립을 주도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이끌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의 보아오퍼럼 '영 리스더 라운드테이블'에 일찌감치 공식 패널로 초청받는 등 국제사회에서도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2020년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았던 그는 지난해 2월 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시작했던 경영승계가 오너 보험사들로 확장되는 분위기"라며 "특히 디지털, 글로벌은 상대적으로 조직이 젊고 유연해 젊은 2세, 3세들이 적응하기 수월하다. 앞으로의 성장성을 고려해도 중장기 핵심 역량이 될 수 있어 이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