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금융주관 NH증권, 파크원 개발 때 활용한 선매입 확약…대주단 부담 줄여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한국판 롯폰기힐스'를 만들겠다고 나선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사업이 오랜 기다림 끝에 전환점을 맞는다. 서울시가 통합개발 심의를 마치고 세운지구 3-2·3구역의 인허가를 완료하면서 해당 구역에 대형 오피스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1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디블록그룹(구 한호건설)의 세운지구 3-2·3구역 오피스 개발사업의 본 PF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주관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연내 PF 조달을 마치고 내년 3월 착공이 목표다. 2개 동의 합산 연면적은 총 17만909㎡(약 5만1천700평)에 달한다.
전체 PF 규모는 1조7천500억원이다. A동은 선순위 6천400억원, 중순위 1천100억원, 후순위 500억원으로 총 8천억원을 모집한다. 시공사인 포스코가 후순위 지급 보증에 나선다.
B동은 선순위 8천억원, 후순위 1천500억원으로 총 9천500억원 규모다. NH투자증권이 후순위 대출을 직접 내주기로 했다.
선매입 확약과 대주단 우선 매수권 등으로 조달 여건을 개선한 점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B동이 준공되면 9천473억원에 이를 사들이는 선매입 확약에 나설 예정이다. A동엔 대주단 우선 매수권이 활용됐다. 건물 준공 시점에 시행사가 원하는 가격에 매각에 실패하면 후순위 대주부터 선순위 대주 순서로 매수권이 주어진다.
NH투자증권은 이런 방법들을 통해 매각 불확실성을 줄여 대주단의 PF 대출 회수가 안정적으로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당시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여의도 파크원 개발에서 선매입 확약을 통해 2조1천억원 규모의 PF 주관을 성사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이 한 개 동에 대한 선매입 확약에 나선다"며 "파크원 개발 때 활용한 방법인데, 대주들은 추후 자금 회수 리스크가 낮아지니 대출을 내주는 환경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운 3-2·3구역은 시행사 디블록이 구역별로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잘게 쪼개진 구역을 묶고 건축 규제를 완화해 고층·고밀 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통합 개발을 추진했다. 낙후된 지역을 고밀·복합개발해 지상의 풍부한 녹지와 어우러진 대규모 업무 인프라를 공급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제9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선 '세운 3-2·3, 3-8·9·10, 6-3-3 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을 수정·가결해 해당 구역의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인허가 심의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PF 구조조정이 겹쳤다. 그간 브릿지론 연장으로 버텨온 탓에 사업성 평가 결과가 저조했다. 이에 지난 7월 대주단의 반대로 브릿지론 만기 연장이 불발되는 등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전환점은 지난 8월 서울시가 세운 3-2·3구역에 대한 통합개발 인허가를 완료하면서 마련됐다. 서울시는 세운 3-2, 3-3구역의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를 마무리했고, 디블록은 통합개발 계획서를 제출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브릿지론 만기 연장을 반대했던 대주들이 기존 대출 연장에 동의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업계에선 순탄하게 PF 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심 업무권역의 오피스일 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의 선매입 확약을 통해 리스크가 충분히 경감됐다는 설명이다.
PF 업계 관계자는 "CBD 지역의 오피스이고, 증권사가 1개 동에 대해선 매입 확약을 해줄 예정이다"며 "연말 기관 자금이 소진된 점 등 외에는 큰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nkhwa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