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 채권시장은 장기 구간 외국인 추이를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 주 국채선물 만기에다 주말을 맞아 약세 압력이 우위를 보일 수 있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심정적으론 독일 국채 금리가 오른 점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 우려에 내리던 독일 국채 금리는 예상보다 호키시한 ECB 평가에 방향을 틀었다. 전일 독일 2년과 10년 국채 금리는 각각 6.80bp와 8.05bp 올랐다.
◇ "PCE 괜찮을 것 같은데"…PPI 두려운 이유
전일 뉴욕 채권시장 약세를 이끈 요인으론 PPI가 꼽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PPI는 전월 대비로 0.4% 올라 시장 예상치(0.2% 상승)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계절 비조정)로는 3% 상승해 2023년 2월(4.7%)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2.6%)를 웃도는 결과다.
그간 채권시장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생산자물가가 영향을 준 셈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생산자 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인플레 압력을 소비자한테 전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잠재 인플레 압력이 커지는 셈이다.
인플레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시절, 채권 매수 논거로 활용되던 PPI가 인플레 후반부엔 매도 논거로 영향력을 떨치는 셈이다.
다만 PPI가 당장 PCE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 따르면 11월 근원 PCE 전망치는 전월대비 0.26%로 PPI 발표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 관련 포트폴리오 관리 비용, 항공료 등 근원 PCE와 관련된 PPI는 내려 근원 PCE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노무라증권은 PPI가 발표된 이후 전월 대비 근원 PCE 상승률을 0.192%에서 0.130%로 낮췄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근원 PCE는 지난 8월 이후 연율로 처음 2%를 밑돌게 된다.
이날 새벽 발표된 국내 수입물가는 환율 상승 영향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원화기준)는 139.03을 기록해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지난 10월(2.1%)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3.0% 올랐다.
노무라 증권
◇ 레고 사태와 다른 결정적 한 가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당국자 입장에선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 볼 수 있다.
위험 요인 측면에선 레고 사태와 비견된다. 그때와 비하면 채권시장 움직임은 잠잠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 정책과 시장 안정 정책의 분리 대응을 강조했다. 고인플레에 대응해 높은 정책금리 수준은 유지하되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 등으로 숨 쉴 공간을 제공한 셈이다.
현재 상황은 당시와 다소 다르다. 한은이 성장을 통화정책 주요 고려요인에 올려두고 올해 두 차례 인하에 나서면서 향후 추가 인하가 결국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다.
기대감을 고려하면 중단기 구간을 글로벌 약세장에서 피할 공간으로 판단할 수도 있는 셈이다. 최근 금리 상승에도 중단기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분위기다.
한은의 인하 시기를 두고선 환율과 성장 재료가 맞서는 양상이다.
최근 상승한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한다면 한은의 경계감은 더 커질 수 있다. 레벨이 아닌 변동성에 중점을 둔다고 하더라도 레벨을 안 볼 수 없는 셈이다.
외국계 중에선 노무라증권이 이러한 주장을 펴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정치적 불확실성 대응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내년 5월까지 네 차례 회의에서 두 번 인하에 그칠 것으로 봤다.
노무라증권이 홍콩과 싱가포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5월까지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가장 많았다. (첫 번째 차트)
다만 통화정책에 성장이 더 우선될 것이란 견해도 만만찮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1.6%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 충격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뉴스 심리지수가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는 점 등을 언급했다.
추경이 정치권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시간 소요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의 역할론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한은 금통위도 현재로선 답을 내긴 어려워 보인다. 환율 상승의 에너지와 성장 둔화 모멘텀 중 어느 것이 더 강할지에 따라 향후 결정은 달라질 수 있어 보인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최근 환율을 오버슈팅하게 한 요인이라면 국회의 탄핵 가결 이후엔 환율 움직임이 완만해질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상대적 매파 성향으로 평가되는 장용성 금통위원의 전일 환율 발언도 주목할 부분이다.
장 위원은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지는 탄핵정국 등 정치 불안에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 폭은 우려보다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말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다면 정치권에서 화두는 민생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번 정부에서 평소와 달랐던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가 성장 대응으로 맞춰질 가능성도 있다.
연말을 맞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선 중단기 구간으로 피하고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금융시장부 차장)
노무라증권 등
씨티, 한은 등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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