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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갈무리] 올해 부동산 10대 뉴스-②

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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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부동산 시장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양극화'라고 얘기할 정도로 올해 시장은 양분화됐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 가격이 반대의 흐름을 보였으며, 전세사기 우려가 지속되며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이 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또한 가격 상승 흐름이 맞물리며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만을 중심으로 로또 청약 열풍이 부는가 하면, 당국의 대출 규제로 순식간에 상반기 흐름과 달리 하반기에는 가격이 둔화하고 거래가 축소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 시내 빌라 등 주거단지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주택 시장 양극화…'얼죽신'도 강세

올해 주택 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지방으로 양극화됐다. 또한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으로, 신축과 구축으로 양극화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0.20% 올랐다. 하지만 수도권은 1.41% 올랐으며, 특히 서울은 3.10% 상승했다. 반면 지방의 주택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91% 하락했다.

전세 시장에서도 수도권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3.07% 올랐으나, 지방은 0.42% 하락했다. 서울의 전세 가격은 3.23% 상승해 지방과 뚜렷하게 다른 흐름을 보였다.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의 줄임말)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다.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0만3천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11월 8일 기준 서울의 신축 아파트 평균가는 18억5천144만원으로, 구축 평균가 12억6천984만원보다 5억8천여만원 높았다.

2020년~2023년 2~3억 수준이던 격차가 2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이는 서울의 신축 아파트 가격이 구축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 '전세사기' 우려로 비아파트 시장 위축…아파트 '쏠림'

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비아파트 시장의 공급 우려였다.

지난해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쏠림이 강화되면서 빌라, 연립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건설사들도 비아파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공급 유인이 크게 줄어 공급을 줄였다.

1~5월 누적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2만5천974호로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11만661호, 비아파트가 1만5천313호에 그쳤다.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전체의 12%로 아파트 쏠림은 지속됐다.

올해 주택 거래에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1분기 75.8%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반면, 올해 1분기 전국의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4.2%로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작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째 주에 약 2년 5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보다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 서울 청약 경쟁률 113대 1…무순위 청약 '광풍'도

올해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세 자릿수로 치솟으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12.8대 1(12월 둘째 주 기준)로, 지난해(56.9대 1)보다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서울 아파트 역대 최고 경쟁률은 2021년의 163.8대 1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경쟁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을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서울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은 것은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청약이 늘어나며 관련 부문으로 쏠림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로또 청약 열풍도 불었다. 올해 무순위 청약이 이뤄진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에는 이틀간 접속자 수가 700만명 이상을 기록, 청약홈 마비 사태까지 일으켰다.

당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294만4천780명이 신청하며 역대 무순위 청약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7년 분양 당시 가격에 나와 당첨 시 10억∼15억원 수준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서 그야말로 청약 광풍이 일었다.

◇ 디딤돌 등 정책 대출 급증…당국 규제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정책 대출이 지목됐다.

정부는 한동안 정책 대출이 주택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관련 대출이 급증하자 이를 규제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집행된 디딤돌대출은 22조2천50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8조1천196억원)의 3배 가까이 늘었다.

디딤돌대출은 5억∼6억원 이하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서민층 대출이지만, 대출받은 사람이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에 집을 사면 이 집을 판 사람이 돈을 보태 이른바 '상급지'로 갈아타는 과정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서울 인기 지역 집값을 밀어 올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0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충분한 사전 예고로 대출 수요자들이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실수요자들의 반발과 혼선이 이어지자 이를 잠정 유예했다. 이후 11월에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놨다.

◇ DSR 2단계 시행에 거래 위축…'마피' 아파트도 등장

올해 주택 시장은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기 전과 시행된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어느 때보다 주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천181건(계약일 기준), 8월 6천474건을 기록한 뒤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3천89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는 등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오르던 주택가격 오름세도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가격은 지난 8월 0.83%까지 확대됐으나, 상승 폭을 9월 0.54%, 10월 0.33%, 11월 0.20%로 석 달째 줄었다.

주택 거래가 위축되면서 서울에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도 등장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면적 80㎡ 규모 아파트 분양권이 10억 3251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2022년 분양 당시 일반 분양가보다 무려 6천만원가량 싸게 나온 것이다. 이 역시 정부의 대출 규제의 여파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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