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025 부동산-③] 尹정부 내지른 공급위기론, 새 정부 수용할까

24.12.17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내년 주요 관심사로 정책 변수가 부상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할 경우 새 정부 출범으로 현 정부의 정책이 백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보면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았던 만큼 백지화보다는 부분적 손질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22년 8월 '국민주거안정방안'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주택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공급 확대 방침을 명시했다.

1년 뒤인 2023년 9월에는 '주택공급활성화방안'을 내는가 하면 다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올해 1월 '주택공급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내기도 했다.

올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정책 보도자료 중 '공급'이 제목에 들어간 사례만 총 23건에 달할 정도로 공급에 집착하다시피 했다. 장·차관이 직접 주택공급 실태를 점검한다고 배포한 동정자료만 7건이었다.

2023년~2027년 270만호의 주택인허가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정부는 여기에 걸림돌이 될 만한 규제를 제거하는 데 주력했고 아울러 추가 공공택지 발굴을 통해 공급 기반을 추가했다.

지난해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자 올해는 선도지구 지정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재건축 규제 완화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도 발견됐다.

국토부는 지난 2023년 9월 공급대책에서 주택인허가, 착공, 준공 등 공급지표가 전년 대비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준공물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사실이 올해 4월 밝혀졌다.

공급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현재 감사원이 관련 내용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요 분석 없이 공급대책이 먼저 나온 점도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의 주택정책은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수요자 기반의 공급정책을 표방했지만 정작 수요예측은 공급계획 수립 뒤에 나왔다.

우리나라 중장기 주택수요 전망은 장기주거종합계획에 담기는데 2023년~2032년은 3차 장기주거종합계획에 담긴다. 그러나 2023년 나왔어야 하는 3차 장기주거종합계획은 2024년 하반기에나 나올 정도로 늦었다.

3차 장기주거종합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국내 주택수요는 연평균 39만호다. 윤석열 정부의 향후 5년간 공급 목표인 연평균 54만호와 비교하면 15만호 더 작다.

게다가 가구, 소득, 멸실 등 3가지 주택 수요 중 멸실요인이 14만호로 35.7%를 차지하는 점도 문제다.

멸실요인은 도시정비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가변성이 높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비사업 시행 시기에 따라 주택시장 수급이 큰 폭의 변화를 보여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경우 현 정부에서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켜질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비사업 진행 사례를 비춰볼 때 2030년 착공하더라도 상당히 빠른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게다가 3만6천호의 대규모 이동이 한꺼번에 일어날 경우 주택시장에 가져올 충격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비사업의 경우 초기 3년은 주택멸실만 일어나고 공급이 없기 때문에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7년부터 3만6천호의 신규 수요가 시장에 가세하는 꼴이 된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일대의 임대시장이 큰 폭의 가격 상승압력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주택인허가 등 현 정부에서 내세운 공급 목표는 당장 시장에 충격을 가져오는 영향은 없는 만큼 그대로 진행되더라도 재건축 규제 완화나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 등은 시장 영향이 큰 만큼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앞으로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 동안 시장에서 굉장한 눈치 보기 장세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첫 번째 정책"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대표는 지난 2016년 이후 추세적 상승장에 접어들었던 주택시장의 흐름을 끊었던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이었다고 설명했다.

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정당한 것처럼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다양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재평가와 재논의가 가능한 시기가 됐다"며 "쉽게 움직이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8월 발표한 국민주거안정 실현 방안

[출처: 국토교통부]

spnam@yna.co.kr

남승표

남승표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