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바꿀 만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딜' 추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올해 보험업계는 여전히 시끄러웠다. 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 킥스(K-ICS) 도입 후 어쩔 수 없는 여진이라지만 후속 조치 성격의 제도변경을 제외하더라도 인수합병(M&A), 절판마케팅, 그리고 출렁이는 금리까지 조용할 새 없는 한해였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금융당국이 주도한 '보험개혁회의'였다.
단순한 태스크포스(TF)가 아닌 '개혁'이라 이름 붙인 대수술의 강도와 속도는 과거 일련의 제도 개선이나 정책 발표와는 달랐다.
그도 그럴것이 금융당국은 보험산업 현안의 '전면 이슈화'를 외치며 과당경쟁, 불완전판매, 회계논란에 메스를 들이대며 보험산업에 긴장감을 줬다.
내년 1분기 중 발표할 종합대핵 마련에 앞서 연말까지 논의하기로 한 '60+α' 세부과제의 면면은 보험사를 긴장케하기 충분했다.
특히 무·저해지 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율 등 주요 상품의 계리가정에 주어진 가이드라인은 업계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됐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위한 과도한 경쟁과 선 넘은 절판마케팅으로 쌓은 실적에 내재된 위험을 회계장부에 반영해야한다고 본 금융당국은 단기납 상품은 30% 이상 추가 해지를 반영하도록 했다. 또 무·저해지 상품에 대해 완납시점 해지율이 0.1%, 실무상 수렴점은 0.1%인 '로그-선형모형'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금융당국은 업계 내 논란이 컸던 상품에 대한 계리가정이 구체화됨에 따라 보험사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FRS17의 특성인 자율성이 자의적인 해석의 영역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고무줄 회계'라는 비판을 초래해 왔기 때문이다.
M&A 역시 올해 내내 보험업계를 달군 이슈 중 하나다.
우리금융지주가 깜짝 추진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딜은 업계의 판도를 바꿀만한 변수로 등장했다. 하지만 예기치못한 우리은행의 수백억원 규모의 부정대출로 금융당국의 칼날이 우리금융지주를 향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한 딜은 여전히 홀딩 상태다.
금감원은 이달 발표 예정이었던 우리금융 검사 결과를 내달로 미뤘다. 만약 이 검사에서 종합 3등급을 받는다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수포로 돌아간다.
다행히 탄핵 정국과 맞물려 금감원이 그 정도의 부담이 지진 않으리란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다만 여전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미래는 외부 변수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오히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거듭하던 MG손해보험은 올해만 세 차례의 도전 끝에 수의계약으로 전환, 메리츠화재 품에 안기게 됐다.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완주하지 않겠다던 메리츠화재는 정밀실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MG손보 인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각종 논란에도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선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주인공으로 메리츠화재를 꼽기도 한다.
MG손보 정상화라는 중장기 과제를 도맡았지만, 올해 자산 40조원을 돌파하며 16년만에 시도한 M&A에 성공한 것이 미래의 퀀텀점프를 위한 도약이 될 수 있으리란 해석에서다.
여기에 올해 변경된 각종 계리가정의 가이드라인에 있어 메리츠화재가 받게 될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에서 지난해에 이어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 손보업계 2위 수성은 문제가 없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생보업계에선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보험사로 한화생명을 꼽는다.
올해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안의 최대 수혜주는 한화생명이었다. 수 년째 무배당을 향한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거둬들이기 위해선 치솟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을 낮춰주는 과세당국의 조치가 한화생명에 가장 절실했기 때문이다.
비록 매크로 환경의 변화와 각종 제도변경이 맞물리며 해약환급금 이슈가 해결됐음에도 한화생명의 배당은 난제가 됐지만, 어쨌든 업계에선 해약환급금 이슈를 해결하고자 가장 열심히 뛴 보험사로 주저없이 한화생명을 치켜세운다.
생보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연초부터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를 긴장케했다. 이러한 행보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를 인수했다.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30위권의 노부은행 지분 40%도 사들였다.
이달 초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금융계열 3사의 '한화 AI 센터'를 설립하는데도 앞장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러모로 가장 이슈가 많았던 곳이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라며 "보험개혁회의로 인한 변화도, 논란도 많은 과정에서 업계 내 경쟁도 여전히 치열해 내년에도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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