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테두리에서 줄타기…"종가 왜곡 가능한 30년물" 지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고 30년물의 역대급 강세로 손실을 면치 못한 일부 채권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사 고객을 가진 일부 증권사들이 국고 30년물 금리를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채는 장내시장이 존재하지만, 오후 3시30분 장이 마무리된 뒤 4시까지 장외에서도 거래가 이루어진다. 민간평가회사에서는 해당 거래까지 포함해서 종가를 확정한다.
장내 거래가 마무리된 뒤 오후 4시에 특정 브로커가 10억원만으로도 종가를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오후 4시경 종가를 유리하게 만들려는 시도가 횡행한다는 것은 채권시장의 공공연한 관행이기도 하다.
특히 단기국채와 달리 유통 거래가 많지 않은 30년물은 소수 플레이어가 시장 가격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취약한 시장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보험사들이 주로 가져가는 30년물은 장기계정으로 묶이면서 유통 물량이 단기국채 대비 적은 편이고, 보험사가 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스트립채권으로 분해하면서 30년물 유통 물량은 더욱 줄어든다.
그렇다 보니 보험사와 거래하는 소수 플레이어의 입김이 센 30년물 등 초장기채에서의 종가를 둘러싼 의혹이 생긴다. 국고채 30년물 62%를 보유한 주체인 보험사에서 부채 듀레이션을 관리할 때 특정 증권사와만 거래하고 있어, 보험사를 고객으로 둔 특정 브로커가 시장을 좌지우지하기 쉽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30년물을 종가에 500억원어치 사겠다고 증권사 브로커에 주문을 넣으면, 해당 브로커는 장중에 금리를 끌어올려서 이득을 볼 수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특정 브로커가 장중 1bp라도 끌어올리면 30년물 시가총액이 500조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1조원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시세 조종으로 볼 수 있지만, 불법은 아니니 금융당국은 관여하기가 어렵다. 기재부가 개입해서 시장 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종가 관리는 강세와 약세를 만들려는 양쪽 세력 모두 이용하는 제도적 허점이라는 입장도 있다. 현재 30년물 강세도 보험사 수급 문제가 더 주요한 원인이라고 바라본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종가 근처에서 가격을 세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그 가격으로 사겠다는 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반대로 30년물 입찰 근처에서 더 약하게 매도하면서 가격이 만들어질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30년물 매도 포지션을 잡았던 하우스와 스퀴즈를 노린 포지션을 잡은 하우스 양쪽 모두 베팅을 한 것"이라며 "한쪽으로 끌려간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거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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