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 회사가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뉴욕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대형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이 1년 전 뉴욕거래소에 한 상품을 상장한 게 처음이었을 정도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이 세운 투자로직 스타트업 CORE16의 도전이 눈길을 끄는 배경이다.
◇前 리서치센터장의 퀀트 스타트업 창업
"올해 초 창업하고 1년 정도 데이터를 보면서 독특한 데이터 패턴을 가진 주식의 성과가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나름의 확신을 가지게 돼 그 '요리법'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상장을 신청한 조윤남 CORE16 대표는 18일 연합인포맥스에 이같이 말했다. 맛있는 레시피도 음식으로 맛볼 수 있어야 하듯 투자로직·알고리즘을 금융상품으로 보여주고자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조 대표의 '투자 레시피'는 25년가량 여의도에서 퀀트 전문가로 쌓아온 그만의 비법을 담았다. 한양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공학을 공부한 그는 1995년 삼성엔지니어링 공정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금융업계로 옮긴 시기는 2000년으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았고, 이후 대신자산운용 마케팅·운용총괄과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를 거쳤다.
퀀트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숱한 상훈을 받았고, 과거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한국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데이터회사는 미국에서 경쟁 가능"
"미국 사람들하고 경쟁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융공학 전문가인 그가 올해 2월 창업한 CORE16은 출발부터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 회사에 크게 뒤처진 채로 경쟁해야 하는 운용사와는 달리 데이터 회사는 현지 업체와 겨룰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판단이었다.
또한 그는 포트폴리오 바스켓을 만들어 국내 기관에 제공하는 일은 이미 오랜 기간 경험했다며, 미국에 곧장 진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벌써 현지 ETF 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조 대표의 책상에 놓인 과제는 SEC의 승인이다. 미국에서의 상장은 까다롭지 않다는 것은 옛말이라고 조 대표는 전했다.
CORE16의 상품은 정성적 판단이나 흔한 테마를 적용한 ETF가 아니다. 과거의 데이터를 활용해 뛰어난 성과를 낼 확률이 높은 미국 주식을 계량적으로 선별하는 상품이다. CORE16은 수시로 행해질 ETF 리밸런싱에 관해 정성적인 액티브가 아닌 퀀트 스타일다운 규칙 기반(Rules Based)의 리밸런싱이라는 점을 SEC에 설명하고 있다.
만약 CORE16이 ETF 수출에 성공한다면 아직은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로 남게 된다. 서학개미가 해외주식 못지않게 해외 ETF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국산 ETF의 해외 진출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 진출 계기에 관해 "한국 사람들도 미국 주식에 계속 투자하고 있습니다"라며 "투자로직이 미국에서 통하면 CORE16도 국내에서 알려질 것으로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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