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연내 제도개선 발표 어려울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계엄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위험 상품 판매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는 제도 개선안의 연내 발표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기존에 추진해 온 정책들에 대한 동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심리 회복 등의 시장안정 대책 추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어 굵직한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관련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방안 발표 계획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안전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 제도 개선안은 잠정 보류된 상태"라면서 "연내 마무리 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최종안 발표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대규모 손실 사태 후속 조치로 은행에서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올 초부터 금감원 내부협의체와 금융위 공동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은행권 및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판매 기준을 논의해왔다.
지난달에는 'H지수 ELS 대책 마련 공개 세미나'를 열고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아예 ELS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 지역별 거점 점포에서만 ELS를 판매하는 방안, 지점 내 ELS를 판매 창구를 분리하는 방안 등 여러 안들을 제안했다.
또 홍콩 ELS 전체 투자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30.4%에 달해 불완전판매를 키웠다는 지적을 고려해 투자자 연령 제한도 검토했다.
다만 소비자 선택권 제한 등을 이유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학계와 금융업권 간 의견이 분분해 당국이 명확한 입장을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선회하면서 관련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경제·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한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매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어 대응안을 모색하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금융의 외화 유동성 공급 등 준비된 대책을 적기에 실행하기 위해 금융·외환시장 동향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
1,44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 달러-원 환율을 제외하면 금융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새해에도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새 정부 출범까지 비상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제도 개선 추진 자체가 쉽지 않고 새 정부 의지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어 은행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ELS를 담은 주가연계신탁(ELT)이 시중은행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제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내년도 관련 상품 전략을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 입장에선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탁업무 운용수익도 은행에는 중요한데 당국 입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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