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도태 위기…적기 투자·시스템반도체 강화 필요"

"한국 반도체 도태 위기…적기 투자·시스템반도체 강화 필요"

"메모리 격차 줄고 인재 유출 가속…인프라 구축도 늦어"

공학한림원 반도체특위, 10개월 걸친 연구결과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 반도체 산업이 현재 나타나는 위기 징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제조시설 구축에 대한 적기 투자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인재 유입 정책 등이 제안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8일 중구 신라호텔에서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해 한국 반도체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반도체특별위원회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월 발족한 한국공학한림원 내 조직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과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공동위원장이다.





이혁재 교수는 이날 기조 발표에서 "위기 징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K-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도태되고, 한국 산업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위를 보이던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이 평준화 시대로 진입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가 매우 좁아졌으며, 기반이 되는 소재·부품·장비와 팹리스·패키징 산업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재 유입은 없는데 해외로 유출되는 인재는 늘어나고 있으며, 전력·용수와 같은 필수 인프라 구축도 늦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중복되고 불필요한 규제와 칼퇴근 문화도 언급했다.

올해 5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나노 미만 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1%에서 2032년 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지는 주제 발표에서는 이러한 위기에 대한 해법이 제시됐다. 주제 발표에는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김동순 세종대 교수, 백광현 중앙대 교수가 나섰다.

가장 먼저 제조시설 구축에 대한 적기 투자가 꼽혔다. 발표자는 선제적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원과 현재 조성 중인 용인 클러스터의 원활한 진행을 촉구했다.

또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정책도 제시됐다. 국내 팹리스에 맞는 파운드리 공장의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20조원을 지원하면 20년 뒤 30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장 개척을 위한 목적 지향적 연구개발(R&D)의 필요성과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한 '반도체 특별 연금법', 외국인 대상 대학 학과 설치 등도 거론됐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원장은 "현재 정치적 상황이 엄중하지만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를 지켜내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공감과 지원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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