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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거버넌스②] 밸류업 정책에도 '구태의연' 반복

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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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위협하는 일 되풀이"

"두산·SK·효성·한화그룹 자본시장 거래 '눈길'"

효성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들고 나왔음에도 기업 거버넌스에서 구태의연한 모습이 반복됐다.

효성의 인적분할,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 SK이노베이션의 SK E&S 흡수합병 비율 공정성 문제,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등 주주가치를 위협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 올해 자본시장 거래에서도 주주가치 훼손…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자본시장 거래에서 주주의 가치와 권익 등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그 예다. 지난 7월 두산그룹은 사업구조를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존속법인)와 신설 투자법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신설 투자법인은 두산밥캣 지분을 소유한다.

또 두산로보틱스는 신설 투자법인과 합병하고 두산밥캣 주주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해 두산밥캣을 완전자회사로 지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가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 이익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과 두산밥캣 주주 등의 이익이 희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감독원도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두산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제동을 걸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지난 8월 말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존속법인)와 신설 투자법인으로 인적분할하고 신설 투자법인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하는 안은 그대로 뒀다.

이 때문에 시장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등의 반발이 지속됐다.

지난 10월 두산에너빌리티는 정정공시를 통해 주주를 달랠 안을 들고 나왔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투자법인 분할합병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0.043으로 재산정했다.

그럼에도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밥캣의 주주로서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가 핵심종속회사이자 주요자산인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염가로 이전하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그러다 지난 10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과 일반주주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가 아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며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해 분할합병 안건이 가결될지 불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화그룹과 SK그룹 자본시장 거래…전문가들 "주주이익 편취수단"

올해 분할·합병 문제는 두산그룹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의 SK E&S 흡수합병 비율 공정성 문제도 있다.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합병비율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SK이노베이션 가치를 낮게 평가한 탓이다. 이를 교정해 합병비율을 산정하면 SK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낮아진다.

효성의 인적분할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월 효성은 인적분할로 신설 지주사인 에이치에스효성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효성이 제시한 분할 목적이나 명분을 납득하기 어렵고 사업상 필요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분할은 결국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배권 승계를 위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또 전체 주주의 이익과 무관하고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계열분리 등을 위한 인위적 분할이란 진단도 나왔다.

올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도 기업 거버넌스 관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지난 7월 한화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 600만주(보통주 발행주식총수의 8.0%)를 주당 3만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 등 한화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들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다.

공개매수 전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9.70%를 보유했다. 공개매수 후엔 그 지분율이 14.90%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 세 아들→한화에너지→한화→주요 계열사'로 굳혀졌다.

전문가들은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규식 변호사는 지난 9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37차 세미나 '밸류업 중간평가,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헐값에 공개매수하는 것이 주주이익 편취수단 5종 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예로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를 거론했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밸류업' 토론회에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로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과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 건을 지목했다.

상법 제382조의 3에 따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일부 국회의원은 이사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근 민주당도 상법 개정을 당론으로 정하고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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