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KDI]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에 기업선별과 지원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기업 육성정책은 효과성이 떨어지며, 멘토링이나 전략적 조언 등 기업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비스포크 모델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김민호 KDI 연구위원은 19일 펴낸 '챔피언으로 가는 길: 중소·중견 기업 지원정책의 전환방안'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월드클래스300(WC300) 사업이 매출액, 부가가치, 생산성에서 지원효과가 유의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KDI가 분석한 WC300은 중견기업 육성정책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약 8천374억원의 정부출연금으로 30~56개 기업을 선별해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원대상은 연 매출 400억~1조원 미만 기업 중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5% 이상이거나,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이 평균 2% 이상인 기업이다.
WC300 지원을 받은 기업의 3년 후 성과를 분석하면, 종사자 수와 수출은 각각 12%와 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견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출액과 부가가치는 고작 7~8% 늘었으며, 특히 국내 매출액은 되레 20% 감소했다. 총요소 생산성과 인당 노동비용도 각각 3%와 5% 줄었다.
김 연구위원은 "수출이 유의하게 증가했어도 매출 및 부가가치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은 결과는 수출이 국내 매출을 대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WC300 사업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조금을 주는 방식을 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쓰려고 계획서를 잘 만들어서 오는 기업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경쟁력 없는 기업을 지원하면 오히려 비효율적인 배분을 초래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저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 : KDI]
김 연구위원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기업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R&D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조직혁신, 디지털 전환, 해외 진출 및 협력 등 다차원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개별 기업의 요구 사항에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간이 주도해 개별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내 기능이 해당 성장전략에 적합한지 평가하며, 이를 실행하도록 지원하는 '비스포크 수행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연구위원은 "스케일업 경험이나 전문 지식이 풍부한 디렉터가 지원 효과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각 기업에 배정돼 정해진 기간 1:1 맞춤형 자문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투자사, 컨설팅, 전문서비스 기업, 연구소, 대학까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세 가지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그는 "모든 지원사업을 대상으로 국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고, 독립평가 조직을 운영해 성과 전반을 평가하고 개선 사항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신규 정책 시행 시 파일럿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과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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