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대폭 줄이는 등 매파적인 스탠스를 드러낸 데 대해 한국은행도 예상외라는 반응이다.
연준의 꾸준한 금리 인하를 가정해 온 한은 입장에서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경제의 하방 요인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제약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준은 전일 기준금리를 4.25%~4.5%로 내렸다. 하지만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2회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점도표 상으로는 내년 4회의 인하가 예상됐던 데서 절반을 줄인 셈이다.
성장률과 물가 등의 전망치를 일제히 올렸고, 중립 금리로 간주할 수 있는 장기금리도 상향 조정했다.
이런 변화에 시장에서는 점도표로 제시한 2회 금리 인하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계심이 강하게 부상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점도표의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다"면서 "조정 폭도 폭이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 2회 인하에 그칠 것이란 점을 선명하게 시사한 점이 더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한은 다른 관계자도 "내년 인하 횟수가 3회 정도로 조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는데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시각에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너무 과한 반응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은 그동안 연준이 금리 인하를 이어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 등 한은은 연준이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한 여건에서는 국내 상황에 보다 집중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한은이 지난 10월에 이어 이례적으로 11월에도 연속 인하를 단행한 결정 등도 이를 배경으로 한다.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 선을 넘어서는 등 불안이 심화했다.
연준과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린 것이란 기대가 고착된다면 원화의 약세 베팅도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탓에 이 총재도 최근에는 우리 금리 인하 폭과 속도는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견해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주 물가 설명회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국면에 있어서 속도와 시기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금리가 어느 정도 내려갈 건지, 미국이 어느 정도 금리를 빨리 내리거나 빨리 내리지 못할 경우인지를 고려해서 시기와 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등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소비심리 등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등 경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강화되는 중이다.
윤 의원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냐,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라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력이 현재 매우 낮은 상태임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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