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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슬금슬금 퍼지는 금리인상론

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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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던진 충격파에 월가는 대응책을 놓고 골머리를 앓는 분위기다.

FOMC가 지난주 회의에서 금리인하 속도 둔화를 시사한 것은 단순히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초 전망치보다 과격하게 금리인하 횟수 전망치를 낮춤으로써 주식과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시점의 타이밍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

FOMC 회의는 1년에 8회 정례 회의를 열지만, 내년 금리인하 전망치는 2회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나머지 6회의 회의에선 금리를 모두 동결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동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

월가는 일단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반등 속도가 빨라지면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본격화하기 전 연준이 일찌감치 금리를 2회 내리고 나머지 기간 모두 동결로 버티거나 2회 인하마저 없을 수도 있다. 특정 추세의 속도가 둔화하면 방향성 리스크가 커진다는 건 투자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월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다시 돌아설 가능성이다.

작년 9월 연준은 '빅 컷(50bp 금리인하)'으로 호기롭게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하며 2025년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불과 3개월 만인 지난주 3.9%까지 올랐고 내년 들어선 이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3.9%는 작년 6월 제시된 2025년 말 전망치 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6월은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꼭짓점에 도달했던 시기로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연준은 시사한 셈이다. 장기 중립금리 전망치 또한 6년래 최고치인 3.0%까지 다시 올라갔다.

일단 금리인상 가능성의 구체적인 수치를 먼저 제시한 곳은 미국 대형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다.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FOMC 회의 직후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을 40%로 제시했다.

슬록은 수치를 도출하게 된 모델은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강력한 미국 경제와 세금 인하, 고율 관세, 이민 규제가 결합되면서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40%로 보고 있다"며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기조,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내년은 투자자들에게 2022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인 확률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금리인상을 점치는 목소리도 여럿 나오고 있다.

서틀이코노믹스의 창립자 필 서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내년 2분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연준은 내년 7월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파트너도 "연준은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강하게 고착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년 첫 금리인하를 잠시 미뤄두면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를 중단하거나 다시 인상할 의지가 있다고 시장에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폴로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본 배경에는 트럼프 효과가 있다.

아폴로는 지난주 발표한 2025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들의 거시경제적 영향을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관세, 세금, 이민이라는 세 가지 주요 영역에 주목하게 만들었고 트럼프가 표방한 정책 목표는 높은 관세와 낮은 세금, 이민 규제"라고 짚었다.

아폴로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금까지 공언한 대로 관세를 부과하면 대형 수입업체뿐만 아니라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로 대형 수출업체도 위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인상의 순효과는 물가 상승과 국내총생산(GDP) 성장 둔화인 반면 세금 인하의 순효과는 물가 상승과 GDP 성장 촉진으로 전망됐다. 이민 규제는 임금 상승 압력과 GDP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슬록은 "결과적으로 이같은 정책들은 GDP 성장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영향을 각각 나눠 갖겠지만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우리의 초기 전망은 선거 전 전망을 재확인하는 것이고 이는 '고금리 장기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의 기조 전환(피벗)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현재(4.25~4.50%)보다 25bp 높아질 확률을 3.1%로 반영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조기 금리인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게 주목할 부분이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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