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격차 늘리고 저가형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 필요"
"전동화 추세 틀림없어…이번 고비 꼭 넘겨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배터리가 첨단 기술에 기반한 제조업인 만큼 국내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정부의 적극적 지원 등도 해법으로 꼽힌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차전지 시장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한 달 뒤 출범할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일PwC경영연구원도 이달 펴낸 '2025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중·장기 전동화 (전망은) 불변"이라며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셈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주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기술력 우위를 유지 및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차세대 기술은 전고체 배터리다. 액체가 아닌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만드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주행거리와 안전성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 구도는 삼·사원계 중심의 고급형 제품은 한국이,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제품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이차전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면서 "향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성공하는 업체가 다음 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셀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I[006400]는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황화물계)를 양산할 예정이다. 중국 CATL과 일본 도요타·파나소닉도 비슷한 시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차세대 전지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LFP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투 트랙' 전략도 제시된다.
유럽과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세 둔화 및 전기차 보조금 감소를 이유로 LFP 배터리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9월 유럽 시장에서의 LFP 배터리 침투율은 6.7%로 1년 전에 비해 2.7%포인트(p) 상승했다.
아직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 중인 국내 업체는 없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내년, 삼성SDI와 SK온은 2026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LFP 배터리는 매출의 전기차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ESS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달리 공간 제약이 크지 않아 비교적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저렴한 LFP 배터리의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서비스로의 확장도 관건으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ESS 등 친환경차 외 사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출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향후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갈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정부의 파격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책금융 지원 확대와 지원요건 완화,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 맞춤형 정책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는 초격차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 정책 변화에 배터리 수요가 큰 영향을 받는 것을 감안해 우리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으로 가야 하는 건 틀림없고, 배터리보다 좋은 대체품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금의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