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첫 3명 사장 체제…CFO·CRO '키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투자증권이 환골탈태를 위한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역대 처음으로 세 명의 사장을 내세웠고, 그룹 차원의 관리 강화를 위해 지주 출신의 키맨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위기 극복에 방점을 둔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 이선훈·정용욱·정근수 '삼각편대 사장 체제'
지난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선훈 사장이 새롭게 신설된 경영관리총괄을 담당하고, 이번에 승진 선임된 정용욱·정근수 사장이 각각 자산관리총괄과 CIB총괄을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는 아니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에 없던 두 개의 사장직을 추가로 신설해 이선훈·정용욱·정근수 사장에게 각각 같은 무게의 권한을 부여했다.
1968년생인 이선훈 사장은 3명의 사장 중 유일한 증권맨 출신이다. 20년 넘게 신한투자증권에 몸담다 2022년 SI증권 대표로 조직을 떠난 뒤 이번에 다시 친정을 찾았다. 앞으로 전략기획·경영지원 그룹과 투자상품·리서치 본부를 이끌며 사실상의 안살림을 총괄, 조직 정상화를 위한 내부통제에 집중하게 된다.
1966년생인 정용욱 사장은 신한은행에서 뉴욕지점, 영업부, 인사부를 거쳐 경영지원그룹장과 WM그룹장을 역임하다 올해 6월 그룹 WM 비즈니스를 강화하고자 일찌감치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했다. 자산관리영업·플랫폼그룹과 WM기획·PWM영업본부가 정 사장 직속이다.
1966년생인 정근수 사장은 정용욱 사장보다도 한해 먼저 은행에 입행한 사장단 최고참으로 그룹에선 일찌감치 IB 대표선수로 자랐다. 과거 매트릭스 체제였던 그룹의 GIB부문을 오랜 시간 이끌어 온 만큼, 이번에도 CIB1·2그룹을 통해 기업금융과 부동산, IPO, 투자금융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3명의 사장' 체제는 옛 굿모닝신한증권이 지금의 신한투자증권이 되기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경영방식이다. 이는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인적 쇄신과 조직 재정비에 남다른 무게감의 책임을 부여한 것으로 읽힌다.
한 증권사 대표는 "어떤 면에서 봐도 올해 증권사 사장단 인사에선 신한의 변화가 가장 중량감 있게 느껴진다"며 "조직의 성격에 따라 대표직을 부여하는 일이 잦은 여의도지만, 사장 3인 체제는 유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변화의 실행 의지가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진옥동 "뼛속까지 바꿔라" 특명…CFO 장정훈·CRO 이재성 '키맨'
신한투자증권은 오랜 시간 신한금융지주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리딩금융을 다투는 그룹에 걸맞지 않은 이익체력을 차치하더라도, 그간 지원해온 수조(兆)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비유되기 일쑤였다.
올해 발생한 1천300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운용 손실은 위기의 정점이었다. 대내외 변수가 얽히고설켰던 여러 사모펀드 사태와는 달리, 이번만큼은 오롯이 신한투자증권 내부에 문제가 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옥동 회장은 이번 운용 손실 사태를 과거 사모펀드 사태보다도 더 뼈아픈 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신한투자증권의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은 뼛속까지 바꾸라는 진 회장의 특명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신한지주는 이를 위해 그룹 내 손꼽히는 에이스를 차출했다.
장정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1971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장 부사장은 신한은행에 입행한 이래 20년 이상 은행과 지주에서 숫자를 관리해 온 '재무통'이다.
과거 신한은행에는 가장 뛰어난 신입 행원을 명동지점으로 배치하는 전통이 있었다. 명동지점은 신한은행 창립과 함께 존재했던 가장 유서 깊은 지점으로 전통과 고객 네트워크가 남다른 곳이다.
명동지점으로 배치된 장 부사장은 회사의 지원으로 미국 MBA를 다녀온 뒤 지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14년 이상 몸담았다.
한동우·조용병 전 회장을 거쳐 진 회장 시절에도 그룹의 재무를 담당해온 그는 그룹에서 손꼽는 전천후 인재로 정평 나 있다. 일요일마다 출근해 만드는 그의 보고서는 많은 선후배에게 회자할 정도다. 이번 신한투자증권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그룹 내부에선 이를 정리함과 동시에 증권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적임자로 장 부사장이 가장 먼저 손꼽혔다는 후문이다.
장 부사장은 앞으로 증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이선훈 사장 직속에 배치, 조직 내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역할도 겸하게 됐다. 무엇보다 재무관리본부가 신설된 만큼 손익 관리는 물론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쇄신안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성 리스크관리그룹장(CRO·상무) 또한 핵심 키맨이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은행에서 회계, 전략, 글로벌 등 다수의 부서를 거치며 인정받아온 육각형 인재다. 은행에서 경영혁신부장을 거쳐 기업금융센터장까지 지낸 이 상무는 지주로 자리를 옮겨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풍부한 대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최근까지 지주 사업지원팀장을 역임해온 이 상무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핵심을 담당하게 됐다. 더불어 기업금융 심사는 물론 대체투자 상품까지 들여다보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헤지하는 역할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증권에 준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손꼽히는 에이스를 모두 배치한 셈"이라며 "조직도, 경영진도 갖게 될 부담이 적지 않겠지만 뼈를 깎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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