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 이사선임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정관 개정은 미포함
"적법한 요건 못 갖췄고 주주평등 원칙에도 반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이 다음 달 23일 개최되는 고려아연[010130]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의안의 상정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MBK·영풍은 30일 "집중투표제 도입을 조건으로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이어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고자 하는 안건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MBK·영풍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인 제2호, 제3호 의안을 문제 삼았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제1-1호 의안은 대상이 아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MBK·영풍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의안 상정에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상법에 따른 적법한 집중투표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상법 제382조의2 제1항은 주주가 집중투표를 청구할 시점에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규정이 없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주인 유미개발이 집중투표를 청구한 12월 10일에 고려아연 정관은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어 상법 위반이라는 것이 MBK·영풍의 주장이다.
MBK·영풍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지난 10년간 집중투표제에 관한 주주총회 공시자료를 검토한 결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에서 그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해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MBK·영풍은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최대주주인 자신들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은 지난 10월 28일 이사 14인 각각에 대해 보통결의 방식으로 선임하는 의안을 고려아연에 청구했는데, 고려아연 측은 이와 같지 않은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MBK·영풍은 "단순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과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의 의의와 목적, 예상 결과에서 그 동일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MBK·영풍은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MBK·영풍은 최윤범 회장 측이 임시주주총회 주주제안 마감일이 임박해 관련 안건을 상정해 일반 주주들이 관련 정보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이나 다른 소수주주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면 낮은 지분율로 유효한 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었을 수도 있는 권리를 행사할 기회마저 박탈당했기 때문에 주주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출처: 고려아연]
MBK·영풍은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가 도입된다면, 오로지 유미개발과 그 배후의 최윤범 회장만이 집중투표 청구로 인한 과실을 독점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것을 몰랐던 최대주주 측과 나머지 주주들은 모두 집중투표제에 따른 이사 후보 추천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를 전제로 한 이사 선임 등 의안을 주주총회 의안으로 상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결권에서 MBK·영풍에 열세인 최윤범 회장이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으로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는 다음 달 23일 오전에 열린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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